오는 18~20일 북한 평양에서 열리는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동행할 재계 인사 윤곽이 그려지고 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방북단 명단에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 SK 최태원 회장, LG 구광모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비롯해 10~15명가량의 재계 인사가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종합기술원을 찾아 ‘기술전략회의’를 주도하는 등 공식 행보를 재개한 것으로 미뤄볼 때 평양 방문도 유력할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경제단체장으로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이 정상회담에 함께한다.
과거 1·2차 남북회담에 참여했던 삼성, 현대차, SK, LG 외에 LS그룹의 구자열 회장과 포스코의 새 수장이 된 최정우 회장도 방북길에 오를지 주목된다.
남북경협은 전력·철도·도로 등 인프라 확충과 산업단지 조성 등 북한 경제 재건으로 예상되는데, 이들 핵심사업 대부분이 LS의 사업과 밀접하게 닿아 있다. LS그룹은 전력·통신 인프라와 철도, 가스 등 기간산업을 영위하고 있다.
LS의 달라진 위상도 구 회장의 방북 가능성을 높인다. 2000년과 2007년 1·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에는 LS 지주회사가 출범되기 전이었다. 과거 회담 때는 LS가 동행하기 어려운 여건이었지만, 재계의 위치나 영위하는 사업을 고려할 때 이번에는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또 구 회장이 이낙연 국무총리와 함께 대통령 소속 국가지식재산위원회 공동 위원장을 맡으며, 정부와 기업 간 다리 역할도 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도 이번 방북 경제인 명단에 들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포스코는 이번 정권이 들어선 이후 경제사절단에서 배제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최 회장의 전임인 권오준 전 회장이 포스코를 이끌던 지난해 6월 문재인 대통령의 첫 미국 순방 때 포스코는 경제사절단에서 빠졌다.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순방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 다음 달 열린 한중정상회담에는 권 전 회장 대신 오인환 전 사장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7월 취임식 때부터 대북사업은 포스코의 핵심 사업이라고 할 만큼 북한 관련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 회장이 이번에 문 대통령과 함께 방북하게 되면 현 정권의 포스코 ‘패싱’ 논란도 한방에 불식시킬 수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LS그룹은 남북 화해 시대에 선제적이고 실질적인 수혜 기대 기업으로, 전력인프라 지원 시 역할이 클 것”이라면서 “포스코는 북한의 철광석, 마그네사이트, 천연 흑연 등을 활용해 상당한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