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삼성전기와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을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로 처분, 순환출자 고리를 끊었다.
삼성전기는 20일 이사회를 열고 보유 중인 삼성물산 주식 500만 주 전량을 매각하기로 결의했다. 매각 대금은 약 6425억 원으로 주력 사업의 확대와 신규사업 추진을 위한 투자 재원 확보 및 재무구조 개선에 활용할 계획이다. 매각은 국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블록딜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날 삼성화재해상보험도 자산운용 수익성 제고를 위해 삼성물산 주식 261만7297주를 3285억 원 규모에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양사 모두 처분 후 삼성물산 지분율은 0%이며, 처분예정일은 21일이다.
이로써 삼성은 순환출자 고리를 끊게 됐다. 삼성은 ‘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삼성생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였다. 작년 말 공정거래위원회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생긴 순환출자 고리를 문제 삼으며 삼성SDI의 삼성물산 보유 지분 전량 매각을 요청했다. 삼성SDI는 올해 4월 삼성물산 주식 전량을 팔았다.
이에 따라 7개 순환출자 고리 가운데 3개가 끊어지고 4개가 남아 있었다.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물산’,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물산’,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물산’, ‘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물산’ 등 4개였다.
이날 삼성전기와 삼성화재가 삼성물산 주식을 전량 처분하면서 삼성의 순환출자 고리는 완전히 끊어지게 된 것이다. 앞으로의 삼성 지배구조 개선 작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