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내 서울을 방문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동행한 국내 경제인들과 북한 관료와의 만남이 다시 성사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경제단체와 각 그룹은 비상설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다각도로 남북경협을 살펴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북한 경제 전문가 등 자문단 풀을 상시 가동하면서 최근 동향과 경제개방 사례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7월 ‘전경련 남북경제교류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초대위원장으로 정몽규 HDC그룹 회장을 선임했다.
현대그룹, 삼성물산, LG유플러스, SK텔레콤 등도 남북경협 TF를 구성해 관련 사업과 시장 동향 등을 연구하고 있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19일 남북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은 정치, 경제계 남북교류로 확대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여야 3당 대표가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게 11월 남북국회회담 개최를 제안했고,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도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는 12월 서울을 방문한다고 들었다”며 “북한은 남한 기업들로부터 투자 유치를 원한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밝혔다.
손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그룹 총수들과 경제인들은 방북 특별수행단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해 지난 18일 리용남 북한 경제 담당 내각 부총리를 만났다.
경제인들은 경협은 아직 이르다면서도 기대감을 밝혔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남북경협은) 아직 시간이 더 있어야 한다.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면서도 “북한을 한 번 가서 우리 눈으로 본다는 데 의미가 있다. 충분히 가능한 한 많이 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허허벌판에 백지이지만 그 안에 어떤 그림을 그릴 수 있을지 어떤 협력을 통해 한반도가 발전할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실상을 직접 눈으로 본 재계 총수들은 대북 사업 구상을 가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예상했던 대로 북한 기초 인프라가 낙후됐음을 확인, 기업이 진출할 경우 엄청난 사업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하게 됐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변수가 되겠지만,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미정상회담에서의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던 점을 미뤄볼 때 경협 논의도 확대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