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1년새 1000억 넘게 벌어...당국 “금리인하·총량규제” 압박
2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카드 등 전 업계 카드사 7곳이 상반기 카드론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9369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8352억 원보다 1017억 원(12.2%) 증가한 수준이다. 카드사별로는 우리카드가 18.5%로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이어 롯데카드 13.6%, 신한카드 12.7%, KB국민·삼성카드 각각 12.4%, 하나카드 12% 등 모두 10%가 넘게 불어났다. 카드론 잔액 또한 올 상반기 27조1797억 원으로 1년 전 24조4069억 원과 비교하면 11.4% 불어난 셈이다.
이를 두고 최근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성 저하의 돌파구로 금리가 높은 카드론 대출을 늘린 영향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같은 기간 7개 카드사의 전체 카드수익을 보면 5조3277억 원에서 5조4511억 원으로 1234억 원(2.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카드론 수익 증가분이 전체 카드수익 증가량의 82.4%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카드론의 급증세를 가계부채의 적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일반적으로 카드론은 고금리 대출이 대부분이라 저신용자가 많을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와 맞물려 저신용자들이 카드론 등 열악한 대출시장으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도 “카드론은 고금리로 돈을 빌릴 수밖에 없는 저신용자·고령자·다중채무자·자영업자 등 위험계층이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생산적 대출이 아니라 버티기 위한 대출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경제적으로 적신호”라고 우려했다.
이런 상황에 금융당국은 카드론의 대출금리를 눈여겨보며 카드사들에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카드론 대출자 중 연 20% 이상의 ‘고금리’를 적용받은 회원의 비중은 8.2%에 달한다. 한 달 전보다 0.1%포인트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높다는 것이 당국의 판단이다.
아울러 당국은 가계부채 억제의 일환으로 카드론에도 총량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카드사들의 카드론 수익이 앞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우리카드는 지난달 중금리 대출 상품인 ‘올인원대출’을, KB국민카드는 27일 ‘KB국민 중금리론’을 각각 출시했다. 다른 카드사들도 올 연말까지 중금리대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