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민심(民心)이 천심(天心)

입력 2018-10-02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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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개천절(開天節)이다. ‘열 개(開)’, ‘하늘 천(天)’, 글자대로 풀이하자면 하늘이 열린 날이다. 환웅(桓雄)이 천신(天神)인 환인(桓因)의 뜻을 받아 처음으로 하늘 문을 열고 내려와 홍익인간의 대업을 시작한 BC 2457년 10월 3일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한 기념일이 바로 개천절이다.

어느 민족이나 국가든 그 민족의 시원이나 첫 개국에 관한 이야기는 거의 다 신화나 전설로 전해오고 있다. 그래서 우리도 개천절에 관한 기사를 신화로 여겨 흔히 ‘단군신화’라고 한다. 특히 항일 시대에 일제는 우리 민족을 향해 단군신화를 ‘신화’로만 인식하기를 강요하는 교육을 했다. 그러나 단군신화는 신화이면서 또 버젓한 역사이다. 단군의 개국 역사를 단지 신화로만 여겨 터무니없는 이야기로 치부하는 일이 있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우리 스스로를 부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환웅이 장차 단군에게 이어줄 나라를 개국한 그날을 개천절이라고 명명한 것은 하늘의 뜻에 따라 살아야 한다는 의미를 담기 위함이었으리라. 하늘의 뜻이 천심(天心)이다. 그런데 천심은 바로 인심(人心)이다. 모든 사람이 생활 속의 지혜와 상식을 바탕으로 내리는 판단이 바로 인심인데 그런 인심은 결코 천심에 반하지 않는다.

봄이 오면 꽃이 피고 가을이 되면 열매가 맺는 것이 천심이라면 젊었을 때 열심히 일하여 노년에 성과를 얻고자 하는 것이 인심이다. 천심과 인심이 다를 리 없는 것이다. 중국 고대의 정치가 관자(管子)는 “정치의 흥함은 민심을 따르는 데에 있고, 정치의 폐함은 민심을 거스르는 데에 있다[政之所興 在順民心 政之所廢 在逆民心]”고 하였다.

우리 정치인들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기도 한다. 말로만 되뇔 것이 아니라 참 민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정확히 살피는 노력을 하고 민심은 결코 생활 속의 지혜와 상식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하여 정치인들 스스로 상식에 바탕을 둔 판단을 하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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