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네치킨 유료배달에 소비자 SNS상 불만 쏟아져…정부, 골목상권 지원 카드수수료 개편에도 가맹업계 ‘냉랭’
편의점과 외식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은 객단가가 낮은 제품에 대해 카드 결제를 꺼리거나 배달 수수료를 부과하는 등 악화한 수익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자구책이 소비자의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양측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굽네치킨은 최근 배달비 추가를 결정했다. 치킨업계에서는 교촌치킨에 이은 두 번째 배달비 부과 결정으로, 이번 조치가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굽네치킨 관계자는 “가맹점주들의 요청에 따라 전국 배달서비스 이용료를 유료화하기로 결정했다”며 “유료화를 통해 가맹점들의 수익 개선에 보탬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배달비 책정 배경을 설명했다.
업계의 이러한 움직임에 소비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한때 SNS상에서는 교촌치킨의 ‘홀비’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일부 매장에서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홀비 1000원을 추가로 받기 시작했다는 게시물이 발단이 됐다. 이에 대해 교촌치킨 관계자는 “홀비는 임대료가 높은 지역의 일부 매장에 한해 매장 오픈 당시부터 적용됐던 것인데, 최근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배달비 인상과 함께 시행됐다는 오해가 일었다”라고 해명했다.
이번 해프닝은 업계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예민한 심리가 반영된 사례로, 최근 가격과 관련한 불만사항은 연일 온라인을 통해 오르내리고 있다. 나아가 특정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으로까지 확산되는 상황이다.
가격 갈등과 더불어 카드 수수료 역시 가맹점주와 소비자 사이에 온도차가 크다. 점주들은 500원, 1000원 수준의 객단가가 낮은 품목을 구매할 때 카드를 내미는 소비자들에게 곱지 않는 시선을 보낸다. 소액에도 수수료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7월 정부가 골목상권 자영업자의 불만 해소를 위해 카드수수료 개편 방안을 내놨지만, 점주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카드 수수료 원가 항목인 밴 수수료 체계를 손보기로 했지만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전국편의점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최저임금이 16.4% 인상돼 인건비 부담이 커졌는데 카드 수수료율은 고작 0.3%포인트 줄었다”고 비판했다.
현재 4500원 담배 한 갑을 기준으로 세금과 카드수수료를 제하고 점주에게 돌아가는 금액은 204원에 불과하다. 카드 결제 비중이 나날이 오르는 가운데 당국은 카드 수수료를 0%대까지 내리는 이른바 ‘제로페이’의 연내 도입을 밝힌 상태지만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저임금 인상과 카드 수수료 문제 등을 이유로 점주들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이어가는 가운데 정부 당국의 제도 개선이 영세상인들과 소비자 간의 대립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