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제25호 태풍 '콩레이'가 남부지역을 통과하면서 초고층 건물인 부산 해운대 엘시티 유리창 수백 장이 깨진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해운대구는 태풍의 영향으로 최고 101층 높이인 랜드마트타워동 35∼65층 사이에서 40여 가구 유리창 100여 장이 파손됐다고 9일 밝혔다.
해당 동에서 날아간 유리 파편은 최고 85층 높이인 B동으로 날아가 30여 개 층에 걸쳐 유리창을 파손시켰다. 유리 파편으로 인해 인근 아파트와 상가 등 주변 건물 6곳의 유리창도 깨졌고, 주변에 주차된 차량 60여대도 파손됐다.
엘시티 측은 랜드마크타워 건물 외벽에 설치된 쇠줄이 강한 바람에 의해 느슨해지면서 강화유리를 때렸고, 깨진 유리창 파편이 날아가면서 2차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
엘시티 외벽의 강화유리는 두께 35.52㎜로 외부충격에 견딜 수 있도록 이중유리 가운데는 진공상태로 설계·시공됐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현장 근로자와 주민들은 강화유리 안정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올해 3월 엘시티는 공사 도중 근로자 3명과 작업 기계가 함께 바닥으로 추락하는 안전사고가 발생해 공사장 안전 논란이 일었다. 당시 지상에서 일하던 근로자 1명까지 낙하물에 부딪혀 숨지면서 사망자는 4명으로 늘어났다.
앞서 엘시티는 공급 당시 초호화 분양가 논란을 일으켰고, 시행사 실소유자인 이영복 씨가 각종 정관계 인사에 금품 로비를 한 사실이 적발돼 올해 8월 징역 6년을 선고 받은 바 있다.
이 씨에게 금품을 받은 배덕광 전 자유한국당 의원과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 정기룡 전 부산시장 경제특보 등 모두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아 각각 징역 5년과 징역 3년6개월, 징역 1년 6개월을 확정받았다.
한편, 해운대구는 8일 엘시티 현장에 대해 해당 지역의 안전이 확인될 때까지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고, 전문기관의 안전 진단을 요구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