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벙커링선은 해상에서 LNG(액화천연가스)를 충전해주는 선박이다. 최근 환경 규제 등으로 LNG를 추진연료로 쓰는 선박이 크게 늘면서 덩달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2016년 독일 베른하르트슐테로부터 수주한 7500㎥급 LNG 벙커링선을 16일 인도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0일 열린 명명식에서 '카이로스'(KAIROS)호로 이름 붙여진 이 선박은 길이 117m, 너비 20m, 높이 10.3m의 제원에 초저온(영하 163도) 상태의 LNG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선박에 충전해주기 위한 각종 안전·첨단장비들을 탑재했다.
또 선박용 경유(MGO)와 LNG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 엔진'이 장착됐다. 질소산화물(NOx)과 황산화물(SOx) 등의 선박 유해가스 배출을 대폭 줄이고도 운항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제작됐다.
특히 이 선박에는 해양 생태계 교란의 주원인으로 거론되는 선박 평형수의 배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면서도 안전운항이 가능한 '밸러스트(평형수) 프리'라는 새로운 개념의 친환경 기술이 세계 최초로 적용됐다.
현대미포조선이 개발한 이 기술은 통상 선박의 뒷부분에 설치하는 거주구(조종실 및 선원들의 거주 구역)를 앞으로 이동시켜 제작한 게 특징이다.
이렇게 하면 거주구의 무게로 인해 선박 앞부분이 더 깊이 가라앉으면서 선수와 선미의 흘수(吃水, 선체가 물속에 잠기는 깊이) 차이가 최소화돼 평형수 없이도 배가 최대한 수평을 유지하며 운행할 수 있다.
또 배 밑바닥의 기울기인 선저경사(Dead rise)를 활용해 평형수의 주입과 배출 없이도 복원성 확보가 가능하도록 해 별도의 평형수 처리장치(BWTS)가 없어도 된다고 현대미포조선은 설명했다.
아울러 이 선박은 LNG 화물창에서 하루 평균 6t가량 자연 기화돼 버려지는 가스를 전량 포집해, 별도의 재액화시스템을 장착하지 않고도 추진연료로 재사용할 수 있는 'CNG(압축천연가스) 압축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회사 관계자는 "원활한 LNG 충전 서비스가 가능하고 에너지 손실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북해와 발트해를 운항하는 특성에 맞춰 수면의 얼음 충돌에 대비한 설계와 운항 조건을 규정한 국제 규격인 '아이스 클래스 1A' 등급에 따라 내빙(耐氷) 설계와 강화된 선체구조를 채택해 빙해역에서도 안전 운항이 가능하도록 했다.
현대미포조선 관계자는 "그동안 LPG(액화석유가스), LEG(액화에틸렌가스) 운반선 건조 시장에서 확보한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중소형 LNG 운반선 건조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며 "이번 LNG 벙커링선의 성공적인 인도를 통해 중소형 가스운반선 시장의 새 강자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