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캠퍼스 등 공공장소에서 나체 사진을 찍어 올린 혐의(음란물 유포·주거침입)를 받는 20대 남성이 수사 단계에서 구속을 면했다. 증거 인멸,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17일 서울북부지법 김병수 영장전담부장판사는 박모(27)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하고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김병수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피의사실을 전부 인정하고 있고, 관련 증거들이 모두 확보돼 증거인멸의 염려가 없다"며 "범죄 전력이 없고, 주거가 일정해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앞서 박 씨는 6일 오후 1시 15분께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대학원 3층 강의동과 여자 화장실 앞에서 발가벗은 채 음란행위를 하는 모습을 찍어 오후 6시께 트위터에 해당 영상을 올린 혐의로 영장이 청구됐다.
당시 박 씨는 주말에 동덕여대에서 열리는 민간자격증 갱신 교육을 들으러 갔다가 갑자기 성적 욕구가 생겨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박 씨는 경찰에 "SNS에서 노출 사진을 검색하던 중 '야외 노출' 사진을 접하며 성적 만족을 느끼게 됐고, 이후 자신의 음란행위를 직접 촬영·게시해 다른 사람의 주목을 받는 것에 희열을 느꼈다"고 진술했다.
지난해 7월 개설한 박 씨의 트위터 계정에는 백화점 화장실, 공원, 서울의 한 세무서 앞, 지하철역 근처 근처에서 촬영한 사진 등 총 63건이 게시됐다. 현재 박 씨 계정은 트위터 운영 원칙 위반을 이유로 일시 정지된 상태다.
경찰은 미국 트위터 본사에서 박 씨의 로그 정보 등을 넘겨받아 국내 포털 사이트와 통신사 등을 상대로 추가 범행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