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분양대행 업체 대표 조모(51) 씨 등 임원들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 했다고 18일 밝혔다.
조 씨 등은 2011년 5월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미분양된 53세대를 30% 할인된 가격으로 매매계약을 체결했으나 매매대금을 부풀려 은행권 대출을 받은 혐의를 받았다.
더불어 이들은 부동산중개업자와 일부 매수인과 짜고 할인된 분양가가 아닌 실제 거래가액을 기준으로 임차인을 속여 임대차보증금 14억여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았다.
1심, 2심은 증거부족 등을 이유로 이들의 혐의를 모두 무죄로 봤다. 사기 대출 혐의의 경우 해당 은행이 거래가액이 허위로 기재돼 있는 등기부등본이 아닌 외부감정기관의 감정결과를 기준으로 대출금 규모를 정한 것으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1, 2심과 마찬가지로 사기 대출 혐의는 무죄로 인정했다. 그러나 조 씨 등이 공모해 임차인을 속인 것은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으로 봤다.
재판부는 "당시 객관적인 시세가 형성돼 있지 않았기 때문에 임차인들로서는 부동산등기부에 기재된 거래가액이나 선순위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 등을 임대차계약 체결 여부와 임대차보증금 액수를 결정하는 주된 고려사항으로 삼았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할인 분양된 사실,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근저당설정이 된 것을 알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임차인들에게 할인 분양 여부와 실제 분양가액 등을 고지하지 않은 것은 사기죄에서의 기망행위에 해당한다"며 "조 씨 등은 부동산중개업자와 직ㆍ간접적인 의사 연락을 통해 임대차보증금 수수로 인한 사기 범행의 공동 실행을 공모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