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결국 R&D 법인 분리… ‘철수설’ 재점화

입력 2018-10-19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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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이 결국 연구개발(R&D) 법인 분리 계획을 확정했다. 노조와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의 반발이 거셌지만, R&D 법인 분리를 강행하기로 하면서 ‘철수설’이 재점화하는 모양새다.

한국지엠은 19일 인천시 부평구 한국지엠 부평공장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R&D 신설법인 ‘GM 코리아 테크니컬센터 주식회사’(가칭) 설립 안건을 통과했다.

앞서 한국지엠은 디자인센터와 기술연구소 등의 부서를 통합해 생산공장과는 별도의 연구개발 신설법인을 세운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달 4일 이사회에서 해당 안건을 통과 시킨 뒤, 이날 주주총회에서 안건을 의결했다.

법인 분리가 확정되면서 노사 갈등이 극에 달하는 분위기다. 당초 노조와 산은은 R&D 법인 분리에 대해 GM이 한국 사업에서 철수하기 위한 수순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해 왔기 때문이다. 이날 노조는 주총이 열리지 못하도록 부평공장의 사장실과 입구 등을 봉쇄하며 주총 개최 ‘방어전’을 펼치기도 했다.

산은도 법인 분리에 반대하며 비토권(거부권)을 행사할 예정이었다. 5월 기획재정부와 산은, 한국지엠은 경영정상화 방안을 합의하면서 산은의 비토권을 허용했다. 이에 따라 산은은 한국지엠 총 자산의 20% 이상 자산의 매각, 양도, 취득 시에 대해 비토권을 사용할 수 있었지만, 법인 분할은 당시 합의에 포함되지 않아 무용지물이 됐다.

한국지엠의 R&D 법인 분리로 ‘철수설’도 새국면을 맞았다. 노조와 산은은 한국지엠의 법인 분리가 GM이 한국에서 사업을 끝내기 위한 포석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R&D 법인과 생산법인이 나눠지면 한국지엠은 GM의 생산기지로 전락해 생산물량을 배정받게 되지 못한다는 논리다.

한국지엠 쪽은 노조 쪽의 논리가 과장됐다는 입장이다. 이미 글로벌GM의 전략적 요충지인 중국에서도 상하이GM은 생산공장과 R&D 법인을 분리해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한국지엠 내 R&D 부문으로 남아 GM 글로벌 연구센터의 일원이 되면 부평 및 창원공장에서 생산하는 경차와 소형차를 개발에 그치지 않고, 모든 차종을 개발할 기회가 생긴다는 설명이다. 한국지엠의 새 R&D 법인은 설립이 되면 GM 본사의 관리를 받는다. R&D 부문을 분리한 한국지엠은 자동차와 부품의 생산, 정비 및 판매사업 등을 맡는다.

앞선 15일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R&D 법인 분리 이유에 대해 “우리 조직을 더 강하게 만드는 중요한 도약인 동시에 GM의 글로벌 제품 개발 프로젝트를 확보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실행함으로써 한국지엠의 위치를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GM 코리아 테크니컬센터 주식회사 설립은 한국지엠이 국내 생산 및 수출, 내수 판매에 더 집중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회사가 고품질의 차량과 파워트레인, 부품을 생산하는 경쟁력 있는 회사가 되도록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연구개발을 전담할 신설법인, 지엠 테크니컬센터 코리아의 설립 안건이 오늘 열린 주주총회를 통해 의결돼 향후 법인등기 등 후속절차를 완료하고 신차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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