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올해 3분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완성차 업체에 납품을 하는 중소 부품사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통상 완성차 업체들은 실적 악화가 지속되면 고정비 절감을 대책을 세우기 때문이다. 이 경우, 중소 부품사들에 불똥이 튀어 실적이 악화되는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공산이 크다.
자동차 수요 둔화에 따라 부품사들은 ‘풍전등화’의 상황에 놓였다.최근 국내 자동차 부품 업계는 정부에 3조 원에 달하는 긴급 자금을 요청했다. 이는 국내 완성차의 장기적인 판매 부진에 따른 공장 가동률과 매출하락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최근 완성차 업체 1차 협력사 851곳을 대상으로 자금 수요를 조사한 결과, 만기가 돌아오는 은행권 대출금 상환을 연장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이 1조7000억 원에 달했다. 시설 투자비와 새로운 판로 개척을 위한 연구·개발(R&D) 비용 등 총 3조 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의 1차 협력사인 리한이 워크아웃을 신청했고, 중견 부품사 다이나맥, 금문산업 등이 줄줄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그만큼 자동차 부품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상장된 자동차 부품사 82개 가운데 상반기 적자를 기록한 업체는 25개에 달했다. 이는 2016년 상반기에 비해 2.5배나 증가한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2, 3차 업체는 더욱 울상일 수 밖에 없다. 폐업 위기에 쌓인 2, 3차 부품사들은 1차 협력사에 자사의 설비를 인수해 달라고 요청하는 사례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부는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에 1조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우선 자동차 부품업체의 자금조달을 위해 신보와 기보의 우대 보증을 통해 1조 원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보증비율은 85%에서 90%로 높아지며 보증료율은 평균 1.3%에서 최대 1.0%로 0.3% 낮아지지만, 이런 간헐적 금융 지원이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