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국의 지하철역에서 일본 도쿄 지하철역의 3배에 달하는 라돈이 검출됐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며 시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안재훈 환경운동연합 생활방사능TF팀장은 29일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박화미 연세대 교수팀의 논문에서 서울 및 전국 40여곳의 지하철역과 지하 주차장을 조사한 결과 평균 라돈 농도가 37.3베크렐(Bq)로 나타났다”며 “국내 지하철역과 지하 주차장에서 라돈이 도쿄에 비해 3배 정도 높게 검출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 팀장은 지하철역 라돈 검출이 건강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표명했다. 그는 “라돈은 우리나라 환경부가 정해놓은 기준치보다는 낮게 나왔다”며 “(라돈 검출 자체가)엄청 심각하다는 수준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우리나라가 환경 특성상 라돈 농도가 높아질 수 있고 지상보다는 높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데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기존에 폐질환을 앓고 있거나 앓게 될 가능성이 높은 시민들에게 라돈이 더 큰 건강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는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안 팀장은 “라돈이 1급 발암물질이라 미국에서는 흡연 다음으로 많은 수인 2만 명의 폐암 환자가 라돈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예컨대 흡연으로 폐암 발병률이 높아진 상황에서 라돈에 의한 노출이 더 심해진다고 하면 폐암을 더 일으킬 조건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성인에 비해서는 어린아이들, 혹은 상대적으로 남보다 폐가 취약한 이들에겐 더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지하철역의 구조적인 특징으로 인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하철 라돈 축적량이 늘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안 팀장은 “라돈 발생은 땅속의 자연 방사성 물질이 붕괴하면서 발생하는데, 땅속에서 올라오다보니 지하에 더 많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바깥같은 경우는 빠져나갈 수 있지만 (지하철처럼 라돈이)농축되는 환경이 되면 라돈이 체내로 더 많이 들어오는 환경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 팀장은 “전수 조사가 이뤄진 것이 아니었던 만큼 현재 지하철 라돈 검출에 대한 조사가 충분하게 이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주기적인 조사가 필요하고, 추가 조사에서도 지속적으로 높은 수치의 라돈이 검출된다고 하면 배기설비 등 라돈 저감설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