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은 중간선거의 향배를 점치는 가장 중요한 신호탄이라고 일컬어진다. 그러나 미국 경제가 기록적인 호황을 보이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가 맞는 이번 중간선거는 통상의 법칙이 들어맞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2018년 중간선거가 그만큼 이례적이라는 의미다.
6일(현지시간) 중간선거를 앞두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뉴스가 4일 합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은 50%, 공화당은 43%로 민주당이 공화당을 7%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표본오차는 적극 투표층에서는 ±3.53%포인트, 등록 유권자층에서는 ±3.10%포인트다.
WSJ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현직 대통령이 소속된 정당은 1998년 빌 클린턴과 2002년 조지 W. 부시 때를 제외하고 중간선거에서 하원 의석이 항상 줄었다. 초당파 애널리스트 찰리 쿡은 WSJ에 “우리가 매일 가장 먼저 확인하는 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라며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으면 낮을수록 그 정당은 의석을 잃을 가능성이 보다 높다”고 말했다.
WSJ와 NBC가 9월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은 44%였다. 이는 공화당이 하원 의석을 크게 잃었던 1982년 중간선거 직전의 로널드 레이건 때 수치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며, 민주당이 크게 패한 2010년 중간선거 직전의 버락 오바마 때 수치와 거의 비슷하다.
하지만 올해 중간선거는 대통령 지지율과 여당의 중간선거 결과가 비례한다는 공식이 들어맞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첫 번째 요인은 트럼프가 최근 대통령 중에서도 상당히 특수한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국민들은 트럼프가 하는 일에 대해선 불만이 강하지만 그가 이끄는 경제에 대해서는 상당히 만족하고 있다. 지금까지 통계에서는 미국민이 경제 상황에 높은 만족감을 표시하기도 했고, 대통령에게 낮은 평점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일어난 적은 없었다.
두 번째 요인으로는 트럼프의 파격적인 스타일을 들 수 있다.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는 트럼프에게 투표한 유권자 중 15%가 그에게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는 후보자에게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낸 건 오바마에게 투표한 유권자의 3%, 밋 롬니에게 투표한 유권자의 5%에 그쳤다. 다시 말하면, 다수의 사람이 트럼프의 파격적인 스타일을 용인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지지한 셈이다.
그렇다면 유권자들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공화·민주 양당은 현재 미국의 번영이 누구에게 돌아가느냐를 놓고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공화당은 최근 뉴스를 근거로 들며 폭넓은 층에서 호경기를 누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 취업자 수는 95개월 연속 증가했다. 구인 건수는 구직자 수를 수십만 건 이상 웃돌고 있다. 트럼프는 사회적 소수자(마이너리티)의 실업률이 역사적으로 낮다는 점을 들어 모든 계층에 혜택이 돌아간다고 주장한다. 반면 민주당은 기업과 부자들이 가장 큰 혜택을 보고 있다고 주장한다. 임금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을 웃돌지 않는데 투자 수익은 더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노동자의 임금은 제자리 걸음이거나 감소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유권자들은 경제 운영 능력은 공화당이 더 높다고 보는 반면, 민주당은 중산층 배려가 철저하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이번 중간선거의 관전 포인트는 트럼프에게 회의적인 유권자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속한 정당에 경제를 맡기겠다고 공화당 후보자를 지지하는 판단을 내릴지 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