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가 올해 3분기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특히 석유화학 제품인 파라자일렌(PX)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는 올해 3분기 2조275억 원의 영업이익(연결기준·잠정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로 정제 마진이 급등했던 전년 동기 영업이익(2조3376억 원)에는 미치지 못한 수치다. 다만 3분기가 통상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선방했다는 평가다. 3분기는 난방유 수요 감소로 정제 마진이 낮기 때문에 정유업계 전통적인 비수기로 꼽힌다.
올해 3분기 정유 4사의 실적은 석유화학 사업이 견인했다. 스프레드가 전 분기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한 파라자일렌(PX)의 역할이 컸다. PX를 원료로 쓰는 폴리에스터의 수요 호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역내 신규 설비의 정상 가동 지연, 기존 설비의 공정 트러블 등이 겹치면서 공급부족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PX 스프레드는 전 분기 324달러에서 올해 3분기 493달러로 급격히 증가했다.
국내 1위·글로벌 6위의 PX 생산능력을 갖춘 SK이노베이션은 시황 호조의 수혜를 톡톡히 입었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화학사업에서만 전년 동기와 전 분기 대비 각각 195억 원, 1078억 원 증가한 3455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수 있었다.
각각 135만톤, 179만 톤의 PX 생산능력을 갖춘 GS칼텍스와 에쓰오일도 3분기 석유화학 사업에서 호실적을 거뒀다. 연결실적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PX를 생산하는 현대오일뱅크와 일본 코스모석유의 합작사 현대코스모의 영업이익도 전 분기 대비 두 배 이상(220억 원→535억 원) 증가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올해 3분기 실적이 회사별로 온도차가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견조한 실적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PX 호조로 화학부문에서 이익이 많이 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PX 시황 호조는 공급 차질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한시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업계에서는 통상 4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