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8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한 식당에서 열린 오찬 간담회에서 “전날 폴더블폰 디스플레이를 공개한 건 양산 준비가 다 됐다는 차원에서 생각하면 된다”며 “내년 상반기 안에는 무조건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 사장은 이어 “출시 국가는 초기 물량 등을 고려해서 제한적이 될 것”이라며 “국가 안에서도 일부 사업자를 통해서만 판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폰이다 보니 초기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펴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초기 생산량은 100만 대 이상으로 잡았다. 그는 “삼성 같은 규모로 봐선 주요 제품은 최소 생산 대수가 100만 대 이상은 돼야 한다”고 했다.
완성된 폴더블폰 공개 일정도 아직 잡히지 않았다. 고 사장은 “폴더블폰 출시 일정이 확정되면, 신제품을 공개하는 행사를 열 것”이라고 했다. 제품 이름 역시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고 사장은 밝혔다. 일부 외신에선 삼성 폴더블폰을 ‘갤럭시F’라고 지칭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양산 준비를 마치고도 출시 일정을 확정하지 않은 건 폴더블폰의 사용성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서다. 고동진 사장은 “사용자 경험, 구글 등 협력사와의 파트너십 등 갈고 다듬어야 할 일이 남았다”고 말했다.
고 사장은 “이번 폴더블폰을 위해 개발자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 제품은 펼치면 7.3인치에 4대3 비율의 화면이다. 기존 태블릿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폴더블폰이 잘되기 위해선 우리만 잘해선 안 된다”며 “두 달 전부터 구글과 TF를 구성했고, 다양한 앱이 4대3 화면에 적합하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개발자들에게 SDK를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고 사장은 “이제부터가 개발자들과 함께 최적의 폴더블폰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내는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고 사장은 폴더블폰이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했다. 그는 “지난 20년을 돌아보면, 스마트폰 이전에는 폴더나 슬라이드 형식의 휴대폰이 많았다”며 “복고풍 측면에서도 이번 폴더블폰이 과거 폴더폰 시절의 향수를 느끼게 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삼성 AI 플랫폼 빅스비가 아마존 구글 등과 경쟁할 것인 지에 대한 질문에 고 사장은 “이들 회사와는 경쟁하지만 협력하는 관계”라며 “삼성은 매년 5억 대 이상의 전자 제품을 시장에 내놓기 때문에 이들 회사보다 상대적 우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내년 스마트폰 사업 돌파구로는 5G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머신러닝을 꼽았다. 고 사장은 “중국 시장과 중국 업체들 때문에 우리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은 다 알고 있을 것”이라며 “내년 사업 돌파구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건 AI와 IoT, 머신러닝, 5G”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5G는 머지않은 얘기”라며 “이미 10월에 미국은 버라이즌을 통해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5G는 IoT의 근간이자 AR(증강현실) 기술의 중심”이라며 “삼성전자에는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