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현대차그룹에 "초과자본 심각, 주주환원·자사주 매입하라"

입력 2018-11-14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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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이 현대자동차그룹에 또 다시 초과 자본금의 주주환원, 비핵심자산 처분, 자사주 매입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앞서 엘리엇은 지난 8월에도 일부 사업부문에 대한 합병을 요구한 바 있다.

엘리엇 계열 펀드의 투자자문사인 엘리엇어드바이저홍콩은 13일 현대·기아자동차와 현대모비스 이사진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글로벌 자동차 컨설팅사 콘웨이 멕켄지의 '독립분석보고서'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엘리엇은 보고서를 근거로 우선 주주들에게 초과자본금을 환원하고 심각하게 저평가 돼 있는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 매입을 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비용에 투입되고 남는 현금은 배당 또는 자사주 매입에 사용하라는 의미다. 실제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8조 원~10조 원, 현대모비스는 4조 원~6조 원에 달하는 초과자본을 보유하고 있다.

엘리엇은 "잉여현금흐름의 불투명한 운용으로 상당한 자본이 비영업용 자산에 묶여 있다"며 "주주환원 수준이 업계 기준에 지속해서 미달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금흐름에 대해 일관되지 못한 보고 방식으로 인해 현대차그룹의 사업으로 발생하는 실제 현금흐름이 왜곡되거나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또 엘리엇은 기존 개편안이 철회된 이후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현대자동차그룹이 기업구조에 대한 개편을 진전시키기 위한 어떠한 실질적인 소통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엘리엇 측은 "각 계열사 이사회에 독립적인 사외이사를 추가로 선임하는 등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엘리엇 및 다른 주주들과 협업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비핵심 자산에 대한 전략적인 검토를 해달라는 제안도 했다. 비핵심 자산에 대한 구체적은 언급은 없었지만, 서울 삼성동 부지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엘리엇의 이번 서신에 대한 증권업계 시선은 곱지 않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이번에 엘리엇이 전달한 서한의 내용은 새롭지 않다"면서 "과도한 보유현금을 주주에게 환원하라는 기존 주장을 독립적 컨설팅 업체 분석을 통해 다시 한 번 제시한 것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대차그룹이 새로운 지배구조 변경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선제적으로 나서 주총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려는 노력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지난 5월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현대모비스 모듈·AS부품 사업을 떼서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안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으나, 엘리엇 등의 반대로 무산됐다. 또 지난 8월에는 엘리엇이 현대모비스의 AS 부문을 현대차와 합치고, 현대모비스의 모듈과 핵심부품 사업은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안을 제안했으나 현대차그룹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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