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호텔 사업이 부진의 늪에 빠졌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흑자전환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대한항공은 14일 전일 대비 9.43% 상승한 3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가 전일 대비 배럴당 4.24달러 하락한 덕분이다. 유가 하락을 호재로 대한항공을 비롯해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등 항공주들이 일제히 상승했다.
이한준 KTB 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하락 국면에 여객수요 증감률도 10월부터 회복세를 나타내는 등 항공주 주가 상승 모멘텀 발생 중에 대한항공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반면 호텔 사업은 정반대 길을 걷고 있다. 전날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대한항공의 3분기 실적에 따르면 호텔 사업은 38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500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던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적자가 유력한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호텔 사업을 지휘했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2014년 갑질 논란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힘을 잃기 시작했다. 2016년 68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앞선 2014년과 2015년에도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 초 조현아 전 부사장이 칼호텔네트워크의 경영을 다시 맡게 됐지만 실적 반등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특히 호텔사업의 중심에 있는 미국 법인 Hanjin Int‘l Corp이 운영하는 LA 윌셔그랜드센터도 여전히 적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Hanjin Int’l Corp는 대한항공이 지분 100% 출자를 통해 설립한 법인으로, 2011년 윌셔그랜드호텔을 호텔·오피스 복합 건축물로 재개발해 2017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호텔사업과 함께 항공업계에서는 또다른 변수도 주목하고 있다. 우선 내년 5월부터 시행되는 입국장 면세점 도입이다. 앞서 9월 기획재정부는 ‘입국장 면세점 도입 방안’을 확정하고 이르면 내년 6월 인천국제공항을 시작으로 주요 공항에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할 계획을 밝혔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입국장 면세점은 기존 대형 면세점보다는 대형 항공사의 기내 면세점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CC항공사와의 경쟁도 내년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세가 진정됐지만 내국인의 해외여행은 원화 가치 하락 등으로 위축된 상황”이라며 “반면 LCC를 중심으로 항공기 공급은 급증하고 있어 중단거리 노선부터 업황이 악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14일 ‘항공산업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항공사 임원이 ‘갑질’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 해당 항공사의 신규 운수권 신청자격을 최대 2년 제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