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반도체 업체들이 중국 당국의 계속된 견제에 대해 상황을 신중히 살펴보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을 대상으로 한 반도체 독점 조사에 진전이 있다는 발언에 대해, 해당 업체는 공식대응을 하지 않았다.
중국 관영매체인 중국망 등은 16일 우전귀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 반독점국장이 반도체 업체 3곳에 대한 반독점 조사의 진행 상황에 대해 말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5월부터 베이징·상하이 등에 있는 세 회사의 사무실에 대한 수색을 시작, 세 업체가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는지 여부 등 반독점 혐의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등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계속 오르는 데다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불만을 호소한 데서 시작됐다.
우 국장은 “세 회사에 대한 반독점 조사는 이미 중대한 진전을 이뤘다”며 “다음에는 시장 지배적 지위 등에 관해 검토해 법에 따라 사건 조사를 진행하고 공정한 경쟁을 지키고 소비자 이익을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의 견제 배경으로 업계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꼽았다. 중국은 스마트폰 등과 같은 제품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의 D램 기술력은 우리나라 업체 기술력에 비해 3~4년 뒤처져 있다.
특히 이번 조사대상에 포함된 세 회사는 세계 D램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올 1분기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점유율은 무려 95%이다.
반도체 기술력을 극복하기 위해 당국은 2025년까지 이 분야에 약 17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조치에 대해 발언을 하는 것은 조심스러운 일이다”며 “다만 현재의 사태는 중국이 반도체 역량을 키우는 과정에서 일어난 현상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