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의혹’ 박병대 전 대법관 "사심 없이 일했다…심려 끼쳐 송구"

입력 2018-11-19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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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는 박병대 전 대법관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 박병대 전 대법관이 검찰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이날 오전 9시30분 박 전 대법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박 전 대법관은 검찰 출석 전 취재진과 만나 “이번 일로 많은 분에게 심려를 끼쳐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법관으로 평생 봉직하는 동안 제 나름으로는 최선을 다했고, 법원행정처장 시절에도 사심 없이 일했다”고 밝혔다.

박 전 대법관은 “경위를 막론하고 그동안 많은 법관이 자긍심에 손상을 입고 조사를 받게 된 것에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당시 법원행정처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위해 존재한 것인지, 재판거래 등 사법농단 행위가 사법 행정권에 포함되는지 등에 대한 질문에는 “사심 없이 일했다는 말씀만 거듭 드리겠다”며 “구체적인 말은 조사과정에서 해야 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 전 대법관은 2014년 2월부터 2016년 2월까지 2년간 법원행정처장으로 근무하며 양승태 사법부의 행정권 남용 의혹에 깊숙이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주축이 돼 2014년 공관에서 열린 ‘2차 회동’에 참석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민사소송 관련 재판 지연, 전원합의체 회부 등을 논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전 대법관은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후 지방·국회의원들이 제기한 지위확인 소송과 관련해 재판부에 개입하고, 헌법재판소에 파견 나간 판사를 통해 평의 내용 등 내부기밀을 빼돌리는데 관여한 의혹을 받는다.

더불어 법원행정처가 청와대 의사에 따라 박근혜 전 대통령 비선 의료진의 특허 소송 관련 정보를 넘겨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법원행정처가 법원 공보관실 운영비 명목으로 예산 3억5000만 원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하는데 박 전 대법관이 연루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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