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국민 여론은 ‘수능 가장 공정‘…학사비리로 공교육 정상화 엄두도 못내”

입력 2018-11-20 15:04수정 2018-11-20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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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반부패정책협의회 주재…"유치원 비리 임시 대책 세밀히 국민에게 제시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3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학사비리와 관련해 “수능이 가장 공정하다는 국민의 여론이 압도적인 상황이다”며 “학교와 내신에 대한 국민의 신뢰 없이는 공교육 정상화 등 제도 개선이 불가능하므로 비상한 각오로 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11시 30분부터 청와대에서 ‘제3차 반부패정책협의회’를 주재하며 “현 정부의 기본 정책 방향인 공교육 정상화, 사교육비 절감, 진보적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수능비중 축소, 내신·학생부종합전형 비율 확대 등의 정책 추진에 엄두를 못 내고 있는데, 그 저변에는 학사비리가 작용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국민권익위원장 등 부패방지 관련 기관장과 관계 장관 등 총 36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대통령 신년사에서 강조된 ‘생활적폐 근절’에 대한 그간의 추진상황과 성과를 점검하고, 법률 시행 2년을 맞은 청탁금지법의 향후 중점 운영방안을 논의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국민이 일상에서의 작은 불공정도, 조그마한 부조리도 절대 용납하지 않는 사회를 원하고 있는 만큼, 향후 사회 전반에 반칙과 특권이 없는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데 더욱 노력해 나가자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반부패 청렴국가 실현은 역대 정부에서도 목표로 삼아 추진하였으나, 어느 정도 진전되는 듯하다가 끝에 가서 퇴보되었던 전철이 있었으므로 현 정부에서는 이를 확실히 바꾼다는 의지를 갖고 업무에 임해 달라”고 강조했다.

또 문 대통령은 “수십 년의 관행과 문화로 정착된 질서를 바꾸기는 쉽지 않은 만큼 정부뿐만 아니라 사회 각계와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저부터 책임감을 갖고 노력할 테니 여기 계신 여러분의 사명감을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최근 유치원 비리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유치원 폐원, 원아모집 중단 등 당면한 문제에 대해 폐원 시 주변 병설유치원 정원 증원 등 임시적 대책을 세밀히 마련해 국민에게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갑질에 대해서 문 대통령은 “과거와 같은 대응으로는 한계가 있고 특히 공공분야를 중심으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감시, 예방, 처벌 등 피해 자체 외에 갑을관계가 형성되지 않는 생태계가 형성되도록 국조실에서 타 부처와 협조해서 보다 근본적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요양병원 비리와 관련해 “2017년 환수결정액 대비 징수율이 4.72% 미만인데, 이는 문제가 된 병원들이 소위 ‘먹튀’를 하고 있다는 방증이다”며 “국민의 혈세가 허술한 감시로 날아가고 있다는 얘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비리 몇 건 적발하겠다는 대책은 안된다”며 “사무장, 병원장 등 연대책임을 물어서 병원이 문을 닫아도 반드시 환수해야 한다. 기존과 똑같은 대책이 아닌 좀 더 본질적인 대책을 보고해 달라”고 지적했다.

재개발, 재건축 비리에 대해선 “재개발 문제에 대한 대책도 현장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며 “재개발·재건축 현장에서 전문지식이 있는 주민들이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시행사가 돈 되는 재건축 장소를 발굴해 주민대표 등을 끌어들이는 과정에서 비리가 발생하는 것이다”고 꼬집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지금 대책은 근본적으로 접근 자체가 잘못됐다”며 “현장의 원천적인 문제를 찾아서 조치를 마련해 달라”고 지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3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입장하고 있다. 앞은 조국 민정수석.(연합뉴스)
이날 회의는 9개 생활적폐 과제의 추진성과 및 향후 계획, 청탁금지제도 중점 운영 방향 등 두 가지 큰 주제에 대한 발표와 이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 순으로 진행됐다.

정부는 그동안 출발선의 불평등, 우월적 지위 남용, 권력유착 및 사익편취 등 3개 분야 9개 과제를 생활적폐 과제로 선정하고 이에 대해 집중단속을 펼치면서 그 추진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왔다. 9개 과제는 △학사·유치원 비리 △공공기관 채용 비리 △공공분야 불공정 갑질 △보조금 부정수급 △지역토착 비리 △편법·변칙 탈세 △요양병원 비리 △재건축·재개발 비리 △안전분야 부패 등이다.

특히, 채용비리, 공공분야 갑질, 토착비리, 요양병원 비리, 재개발 재건축 비리에 대한 집중단속을 통해 총 9127명을 단속하고, 그중 243명을 구속했다.

또 편법·변칙 탈세, 보조금 부정수급 등과 관련하여 4조1036억 원을 환수했을 뿐만 아니라 채용비리 피해자 240명을 재채용했고, 학사비리 관련자 17명에 대해 입학취소 및 모집정지 처분했다.

아울러, 대입 투명성 공정성 제고방안, 채용비위자 제재 강화, 중대 갑질 범죄에 대한 구속 및 구형기준 상향, 금품 제공 시 시공사 선정 취소 등 생활적폐를 제도적으로 근절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했다.

향후 국민이 생활적폐 성과를 가시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성과를 독려하고 제도개선을 통한 실질적 생활적폐 근절이 이뤄지도록 국민권익위원회 주관하는 ‘생활적폐 대책 협의회’를 구성·운영해 나가고,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생활적폐 신규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정부는 시행 2년을 맞은 청탁금지법이 국민 생활에 은폐된 부정청탁과 금품 수수관행을 해소하는 정책수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범정부적으로 각급 기관의 법 집행 책임성 제고, 청탁금지법 사각지대의 근원적 개선, 청탁 없는 문화 정착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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