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오바마 대통령’ 나오나...미국 서점가 강타한 미셸 오바마 돌풍

입력 2018-11-21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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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이란 수식어가 무색하다. 미셸 오바마 여사의 저서 ‘비커밍(Becoming)’이 미국 서점가를 강타하고 있다.

비커밍은 13일(현지시간) 출간 당일에만 72만5000부가 판매되는 기염을 토하더니 대형 서점 아마존과 반스앤노블에서는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미국 주요 일간 뉴욕타임스(NYT)의 베스트셀러 도서 목록에서도 1위를 차지할 기세다. NYT의 공식 집계는 21일에 나온다.

반스앤노블은 “비커밍은 올해 첫주 판매량이 가장 많은 책”이라고 밝혔다. 비커밍 출간 전까지만 해도 첫 주 최다 판매 기록은 9월에 나온 밥 우드워드의 ‘공포:백악관의 트럼프’가 갖고 있었다.

오바마 여사는 비커밍에서 남편 버락 오바마와의 연애담, 불임 치료 경험, 퍼스트 레이디로서의 고충 등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일례를 보면 그는 버락의 첫 인상은 별로였다고 했다. 학교에서 워낙 유명 인사였던 오바마를 그저 인텔리한 흑인 남자라고만 생각했다며. 그러나 버락을 제대로 알게 된 후 교제를 시작하면서 “열정과 감사, 충족감의 소용돌이에 자신을 맡겼다”고 고백했다.

퍼스트 레이디로서의 고충도 들려줬다. 남편이 대통령이 되면 가족들이 감수해야 할 일이 많다는 걸 알았지만, 남편이 잘 해내리라 믿고 출마에 찬성했다고 한다. 하지만 선거 유세에서 “어른이 되어 처음으로 이 나라를 자랑스럽게 생각했다”는 발언을 했다가 호되게 곤욕을 치르면서 남편을 원망하기도 했다고 한다.

오바마 여사는 또 자신이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서 최초의 퍼스트 레이디가 됐을 때 로라 부시 여사가 해준 조언이 너무 감사해서 차기 퍼스트 레이디에게도 똑같이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한다. 하지만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로부터 아무 도움 요청이 없었다며 아쉬워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재임 중 정신적으로 가장 힘들어했던 때는 2012년 12월 14일 코네티컷 주 뉴타운의 초등학교에서 총격사건이 일어나 교사 6명이 희생당했을 때라고 했다. 오바마 여사는 “그 때 남편은 나를 필요로 했다. 대통령 재임 8년간 공무 중 나란 존재를 필요로 한 건 그 때가 유일하다”고 했다.

현재 오바마 여사는 비커밍 출간 기념 투어 중이다. 일각에서는 그녀가 정계에 진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제2의 오바마 대통령’이 나올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지난 17일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수석 자문을 지낸 발레리 재럿의 대담 자리에 깜짝 등장하면서 이같은 관측에 더 힘이 실렸다. 당시 대담에서 미셸 여사는 현재 정세에 대해 “남편이 말하고 싶은 걸 마음껏 말해줬으면 싶을 때도 많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남편은 “대통령은 나를 위한 대통령이 아니라 나라 전체의 대통령이다. 무엇을 어떻게 말할지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자세를 보였다고 한다.

한편, 오바마 전 대통령도 자신의 회고록을 집필 중이다. 오바마 부부는 작년 초 펭귄랜덤하우스와 회고록 출간을 계약했는데 부인이 먼저 내게 됐다. 오바마는 19일 오바마재단의 연례 회의에서 “글쓰기는 어렵다”고 토로하며 아내의 책을 사러 가야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미국 뉴욕의 한 서점에 놓인 미셸 오바마 여사의 저서 ‘비커밍’ 매대가 거의 비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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