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경영인 허용수 GS에너지 대표, 허세홍 사장과 에너지 분야 '투톱'
GS그룹이 4세 경영인들을 주요 계열사에 전진 배치시키며 세대 교체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새로운 성장을 주도하기 위해 4세 경영인들을 과감하게 앞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GS그룹은 27일 2019년 임원인사를 통해 허세홍<사진> GS글로벌 대표이사 사장을 GS칼텍스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허세홍 사장은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아들로 글로벌 금융회사와 IBM, 셰브론 등에서 경험을 쌓고 2007년 GS칼텍스에 입사한 뒤 싱가포르법인장, 생산기획공장장 등을 거쳐 석유화학·윤활유사업 본부장을 역임한 뒤 11년 만에 GS칼텍스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허세홍 사장이 GS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GS칼텍스의 수장을 맡게 된 것은 새로운 해외사업 및 신규 비즈니스를 발굴하며 글로벌 역량을 높이 평가 받았기 때문이다. 허 사장은 지난해 GS글로벌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기존 트레이딩 사업의 경쟁력 강화뿐만 아니라, GS글로벌의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는 신성장 동력 사업 확보에 주력해 인도네시아 칼리만탄 BSSR 석탄광 지분을 인수하는 등 무역에만 집중하는 전통적 상사에서 벗어나 자원개발 사업 등 다양한 사업다각화를 이뤘다.
그룹 관계자는 “경영능력을 검증 받은 차세대 리더들을 과감히 전진배치했다”며 “(허 사장은) 그동안의 경험과 성과를 토대로 향후 GS칼텍스가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가는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허세홍 사장 외에도 허준홍 GS칼텍스 전무와 허윤홍 GS건설 전무 역시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세대 교체에 힘을 실었다.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아들인 허준홍 부사장은 2005년 GS칼텍스에 입사해 2013년 GS칼텍스 싱가포르법인 원유·제품 트레이딩부문장 상무, 법인사업부문장 전무를 거치고 부사장으로서 윤활유사업본부장직을 맡게 된다.
GS건설에서 신사업추진실장을 맡고 있는 허윤홍 부사장은 허창수 GS 회장의 장남이다. 지난 2002년 LG칼텍스정유를 입사해 2005년 GS건설 경영전략팀 대리를 거쳐 2013년 경영혁신담당 상무, 2016년 사업지원실장 전무로 재직했다.
이번 4세 경영인들이 전진 배치된 것은 GS그룹이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미래 전략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유연한 의사 결정을 빠르게 내리는 데 차세대 경영인들이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환경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그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때에는 수시로 변하는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며 "부단히 혁신하는 유연하고 민첩한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전문성과 창의적인 인재를 적극 육성해 변화 흐름 속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한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는 허세홍 사장과 함께 허용수 GS EPS 대표이사가 GS에너지 대표이사로 선임된 점이 주목된다. 허용수 사장은 고(故) 허완구 승산그룹 회장의 아들로 3세 경영인에 속하지만, 비교적 젊은 나이로 허세홍 사장과 함께 GS의 에너지 사업 부문 ‘투톱’으로 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허용수 사장은 지난해 GS EPS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기며 강한 자신감과 추진력을 바탕으로 LNG 직도입을 통해 에너지 경쟁력을 강화해 LNG복합 4호기 준공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최근에는 GS EPS가 국내민간발전기업 최초로 미국 전력시장에 진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GS그룹은 차세대 리더들을 앞세운 대신 안정성 또한 유지하기 위해 허진수 GS칼텍스 회장을 GS칼텍스와 지주회사인 GS에너지의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허진수 회장은 이사회 의장으로서 미래 에너지 사업 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에너지 사업의 큰 그림을 그려나가기 위해 주주간의 협력관계, 해외사업 관련 업무 및 회사의 중·장기적 발전을 위한 성장전략 마련 등에 역점을 기울일 예정이다. 또한 에너지 업계에서의 오랜 경험과 한 차원 높은 리더십을 바탕으로 에너지 회사 간 시너지 확대는 물론, 젊은 경영인들을 적극 지원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GS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사장 승진 1명, 부사장 승진 6명 등 총 53명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7개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교체하며 큰 폭의 인사를 실시했다. 대표이사 선임 시 새로운 인물을 선임하는 대신 계열사간 CEO를 맞바꾸며 미래 전략 사업 추진 과정에서 계열사간 시너지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GS파워 대표이사 김응식 사장은 GS EPS 대표이사로 이동하고, ㈜GS 경영지원팀장을 맡고 있는 정찬수 사장은 GS E&R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된다. GS글로벌 영업총괄본부장 김태형 부사장은 GS글로벌 대표이사, GS에너지 경영지원본부장 조효제 부사장은 GS파워 대표이사, GS리테일 MD본부장 권익범 전무는 파르나스 호텔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