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 무역 휴전으로 각각 얻은 성과는?

입력 2018-12-02 16:17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중국은 관세 유예 받고, 미국은 수출 더 하고…펜타닐 규제·퀄컴 승인 기회도 미국이 확보한 혜택

▲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그리고 양국 참모진이 마주 앉아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로이터연합뉴스
미·중이 90일간 ‘조건부 휴전’에 들어갔다. 양국은 서로 원하는 바를 하나씩 챙기면서 계속 협상을 이어나갈 명분을 만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회의 참석차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찾아 별도 정상회담을 하고 무역 갈등을 완화하기 위한 대화의 초석을 놓았다.

우선 양국 정상은 내년 1월 1일 이후 추가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기존 관세율도 상향 조정하지 않기로 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앞으로 90일 동안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미·중 양국 정상이 추가관세 부과를 중단하기로 한 사실을 확인했다.

지금까지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조치를 부과한 중국산 수입품은 약 2500억 달러(약 283조 원) 규모다. 지난 7~8월 5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했고, 9월에는 2천억 달러어치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했다.

내년 1월 1월부터 200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높이고, 나머지 2670억 달러어치에 대해서도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중국도 즉각 보복 관세로 대응하겠다고 밝힌 상황이었다. 이번 정상회담이 관세 전쟁 확대를 약 3개월간 막은 셈이다. 이는 ‘관세 위협’ 카드를 상대적으로 미국보다 적게 가진 중국에 희소식이다.

미국은 추가 관세 부과를 미루면서 중국으로부터 ‘펜타닐’ 규제와 퀄컴 대형 인수합병(M&A) 승인 기회, 대중국 수출 확대를 얻어냈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매우 중요하게도 시진핑 주석은 펜타닐을 규제 약물로 지정하기로 합의했다”면서 이는 미국에 펜타닐을 판매하는 사람은 중국에서 법정 최고형에 처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펜타닐은 헤로인보다 약효가 최대 50배 강한 합성 진통·마취제로, 미국은 그동안 중국을 주요 공급원으로 지목하고 중국 당국의 협력을 요구해왔다.

중국 당국의 제동으로 무산됐던 퀄컴의 NXP 인수 작업에도 새 기회가 생겼다. 세계 최대의 모바일폰 칩 제조사인 미국 퀄컴은 NXP 반도체 인수계약 승인을 얻어야 하는 9개 시장 중국만 남겨둔 채 최종 허가를 받지 못했다.

중국은 미국산 농업·에너지·산업 제품을 더 많이 구매하기로 하고, 특히 농산물은 즉시 수입하기로 했다. 미·중 무역갈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기반인 중서부 ‘팜 벨트’(농업지대)에 타격을 줘왔던 터라 세 성과 중에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가장 큰 성취라고 할 수 있다.

양국 무역대표부는 지난 반년간 협의를 지속했지만, 그 와중에도 서로 관세를 주고받으면서 관계는 악화 일로를 걸었다.

양국 갈등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전 시작됐지만 이렇게까지 심화한 데는 국제 무역 질서에 대한 ‘주도권’을 두고 미·중간 근본적인 힘겨루기가 본격화한 것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이번 협상 이후에도 트럼프 행정부가 불만을 제기하는 미·중 무역 불균형이 당장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대중 무역적자는 3014억 달러에 달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최종 목표로 하는 지점이 중국의 ‘기술 굴기’라는 점도 예측을 어렵게 하는 변수다.

중국은 지난달 16일 협상안을 미국 측에 제시했으나 미국은 기존의 개선 계획을 되풀이한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5가지 큰 부분이 빠져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미국 측은 중국에 지식재산권 침해를 막을 방안 등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