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유예에 위안화 강세..역외 달러매도 속출..바닥이다vs1100원 하향돌파한다
원·달러 환율은 1100원대로 주저앉으며 6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도 이틀째 하락하며 2개월만에 최저치를 이어갔다.
미중간 정상회의가 긍정적인 결론으로 끝나면서 위안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을 받았다. 원화가 위안화의 프록시(proxy·대리) 통화임을 톡톡히 입증한 하루였다.
수급측면에서는 역외에서 달러매도가 속출했다. 코스피가 하락하긴 했지만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매수에 나섰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위안화 강세에 연동했다고 평가했다. 원·달러가 충분히 하락한 만큼 바닥이라는 인식도 있었다. 반면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3%를 밑돌며 하락추세에 있다는 점에서 이달 18일부터 19일까지 예정돼 있는 미 연준(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결정전에라도 1100원을 하향돌파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다만 당분간 위안화 흐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1109.5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후반 1104.9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 또한 6월20일 장중기록 1103.0원 이후 최저치다. 장중 고점은 1113.5원으로 장중 변동폭은 8.6원이었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0.97원 내린 977.49원을 기록했다. 이는 10월1일 975.65원 이후 최저치다.
역외환율은 나흘째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07.8/1108.2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1.3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주가가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달러 약세 분위기를 반영했다. 미중간 무역협상이 진행된 가운데 관세부과를 90일 동안 유예키로 한 영향을 받았다.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CNH 강세가 독보적이었고, 원화도 위안화 프록시 통화로서의 특성을 반영했다. 중국과 의존성이 높은 호주나 뉴질랜드 달러 등도 강세를 보였다”며 “장중 수급은 결제업체들이 달러를 매수했지만 역외에서의 달러매도 주문이 강해 매수를 모두 흡수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미국 국채 금리가 계속 하락한다고 가정한다면 원·달러는 12월 FOMC 이전에 1100원 밑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미중 정상회담 이후 위험자산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오늘은 위안화가 6.84위안을 밑돈 것이 영향을 미쳤다. 위안화에 연동하면서 원화도 강세(원·달러 하락)로 갔다”며 “원·달러가 하단 수준에 와 있다고 본다. 다만 원화가 위안화의 프록시통화이다보니 위안화 흐름을 지켜봐야할 듯 싶다”고 말했다.
오후 3시46분 현재 달러·엔은 0.37엔(0.33%) 떨어진 113.11엔을, 유로·달러는 0.0031달러(0.27%) 오른 1.1380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419위안(0.60%) 하락한 6.8392위안을 기록 중이다.
인민은행 고시환율도 전일대비 0.0492위안(0.71%) 하락한 6.8939위안에 고시됐다. 이는 9월28일 6.8792위안 이후 2개월만에 최저치이며, 지난해 6월1일 0.0543위안(0.79%) 하락 이후 1년6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절상).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7.58포인트(0.82%) 내린 2114.35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230억600만원어치를 매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