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새로 출범할 우리금융지주가 정보통신기술(IT) 인력을 확충한다. 이어진 전산사고가 ‘인재’에서 비롯됐다는 금융감독원 지적에 따른 것이다.
손태승 우리은행장 겸 우리금융지주 회장 내정자는 이투데이에 “IT 전문가를 늘릴 것”이라면서 “구체적인 규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5일 밝혔다.
우리은행은 추석 연휴를 앞둔 9월 21일 전자금융 공동망에 장애가 생겨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 온라인뱅킹에서 다른 은행 송금이 중단됐다. 이날 오전 10시께 망을 복구했으나 오후 5시까지도 정상적인 거래가 어려웠다.
우리은행은 지난 5월 차세대 전산시스템 ‘위니(WINI)’를 도입했다. 3년간 3000억 원을 투자한 유닉스 기반 시스템이다. 그런데 공식 가동일부터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에서 일부 접속 오류가 발생했다. 첫 월말 결제일인 5월 31일에도 또 다른 장애가 생겼다. 이 때문에 올해 2분기 연속 민원 최다 은행의 불명예를 얻었다.
금감원은 10월 10일부터 지난달 9일까지 우리은행 경영실태평가에서 IT 부문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금감원은 검사 초기부터 우리은행 내 적은 IT 인력을 사고 원인 중 하나로 분석했다.
우리은행은 IT 관련 자회사인 우리에프아이에스에 전산 시스템 관리를 맡겼다. 위니 개발은 SK C&C가 했다. 문제는 정작 우리에프아이에스와 SK C&C를 관리·감독할 우리은행 담당 인원이 너무 적다는 점이다.
우리은행 ICT 지원센터 총 인력은 102명으로, 이 가운데 10명은 우리에프아이에스 소속이다. 반면 다른 시중은행은 완전히 외주를 주는 경우는 없고, 수백 명의 은행 내부 인력이 전산 시스템을 개발·관리한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의 경우 내부 IT 담당 직원이 400~500여명에 달하고 IT 자회사를 합치면 800~1000여명에 이른다. 대신 우리은행도 은행 담당 자회사 직원 723명을 더하면 총 825명이다. 금감원은 검사 전 손 행장을 만나 우리은행 내부 IT 인력을 늘릴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종합경영실태평가를 마치고 결과를 분석하고 있다.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2~3개월이 더 걸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