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인사, ‘성과주의’와 ‘안정’ 택했다

입력 2018-12-0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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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김기남 주회장(왼쪽), 노태문 사장(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6일 단행한 정기 사장단 및 임원 인사 기조는 ‘성과주의’와 ‘안정’이다. 올해 사상 최대 실적 견인차 역할을 한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은 승진 잔치를 벌였다. 먼저 DS부문장 김기남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임원인사에서도 전체 158명 승진자 중 절반이 넘는 80명이 DS부문에서 나왔다. 이 중 12명은 직위 연한과 관계없이 발탁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올해 3분기 DS부문은 전체 영업이익의 77%에 달하는 14조5600억 원의 흑자를 내는 등 삼성전자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IM(IT모바일) 부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인 노태문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올해 만 50세의 노 실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파격 인사다. 노 사장은 휴대폰 사업의 성장을 이끌면서 갤럭시 신화를 만들어온 주인공이다. 지난 10년에 걸친 갤럭시 성과에 대한 보상이자 최근 시장 변화 속에서 기술 리더십에 힘을 싣는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에 대해 “철저한 성과주의 인사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라면서 “아울러 경영 성과와 성장잠재력을 보유한 13명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을 두텁게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부사장 승진자 명단에는 메모리사업부의 김형섭 D램 PA팀장·송두헌 YE팀장, 전세원 마케팅팀장과 파운드리사업부의 박재홍 디자인서비스팀장, 시스템 LSI 사업부의 조병학 기반설계 팀장 등 반도체 전문가들이 다수 포함됐다. 이와 함께 다양성을 강화한다는 취지에서 외국인과 여성 인력도 다수 임원 승진 명단에 넣었다. 메모리 플래시 PE팀의 김은경 상무를 비롯해 여성 승진자만 8명 나왔고, 파운드리사업부 SAS 법인의 존 테일러 상무 등 외국인 3명도 글로벌 현장에서 성과를 거둔 공로로 승진했다.

이번 인사의 또 다른 포인트는 ‘안정’이다. 올해 정기 사장단 인사 명단에는 2명만 포함됐다. 지난 2014년말 발표한 ‘2015년도 인사’에서 김현석, 전영현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한 이후 가장 적은 폭의 인사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을 총괄하는 DS 사업부문의 김기남, 스마트폰 사업 등을 담당하는 IM 사업부문의 고동진, TV·백색가전 등을 맡은 CE(소비자가전) 사업부문의 김현석 등 3명의 대표이사는 모두 자리를 지켰다.

재계 관계자는 “내년 초 이 부회장 대법원 판결을 앞둔 데다 최근 잇단 악재에 겹쳐 경영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조직을 흔들면, 미래 경쟁력 훼손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현실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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