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영 금투협 K-OTC부장 “장외시장 혁신기업, 일반 신용평가 잣대는 안된다”

입력 2018-12-06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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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영 금융투자협회 K-OTC 부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K-OTC 기업 분석 보고서에 대한 발간배경과 주요 내용, 향후 계획 등을 설명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story@)

“비상장이라는 이유로 기술력이 부각되지 않은 기업이나 당장 매출은 없지만 성장성 있는 바이오 기업을 일반 신용평가 기준으로 평가하면 답이 없다. 그래서 시작된 게 한국 장외주식시장(K-OTC) 기업 투자용 기술분석보고서다.”

6일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만난 한재영 금융투자협회 K-OTC 부장은 장외시장 기업 기술분석보고서 지원사업 시작의 배경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금투협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기술보증기금과 손잡고 5일 첫 K-OTC기업 투자용 기술분석보고서를 발간했다. K-OTC는 금투협이 지난 2014년 8월 개설한 국내 유일한 제도권 장외주식시장이다.

한 부장은 “이번에 시범사업으로 5개 기업에 대한 기술분석보고서를 냈는데, 참여한 기업들로부터 반응이 좋다”면서 “한 기업은 이번에 나온 보고서를 영문으로 번역해 해외자금 유치에 쓸 예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내년엔 20개 기업까지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보고서가 최종적으로 발간되기까지 어려움도 컸다. 당장 해당 지원사업에 참여하려는 기업을 찾기도 쉽지 않았다. 한 부장은 “기업들이 자사 보유 기술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것이라는 불신이 컸다”면서 “하지만 기업 부실위험 예측, 기술 담보 은행 대출 등이 중심인 기존 ‘기술신용평가(TCB)’와는 달리 성장성, 수익성 등 투자 관점의 평가지표에 중점을 두고 성장가능성 등을 평가한다는 점을 부각해 기업들을 설득했다”고 말했다.

2000년 금투협에 입사한 한 부장은 증권지원과 조사연구 등 여러 업무를 두루 거치고 3년 전 최연소 부장으로 승진, K-OTC 업무에 첫발을 디뎠다. 그는 K-OTC 시장의 장점으로 ‘(기업의) 가격발견기능’을 꼽았다. 한 부장은 “3년 전, K-OTC부에 왔을 때 코스닥이나 코넥스에는 관련 정책펀드가 있는데, K-OTC기업을 위한 정책 펀드는 없어서 아쉽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정책 펀드에 좌우되지 않는 것이 K-OTC시장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K-OTC 시장은 최근 ‘폭풍 성장’ 중이다. 2016년까지만 해도 5억~6억 원정도였던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30억 원대로 늘었다. 지난 7월에는 100억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 거래되는 기업은 총 125개다.

한 부장은 “올해만 혁신기업 성장에 도움이 될 만한 기관들과 5개의 MOU를 맺었다”면서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관련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OTC 인덱스 도입도 추진 중이다. 그는 “앞으로 거래가 더 늘어난다면 인덱스라는 기본적인 인프라의 필요성이 부각될 전망”이라면서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는 기업을 30개를 뽑아서 ‘K-OTC30 대표종목지수’(가칭)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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