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댓트립] 크리스마스의 낭만을 꿈 꾼다면?…비엔나에서 만나요

입력 2018-12-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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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크리스마스 마켓…다양한 연말·새해 이벤트

추운 겨울이지만, 마음 만큼은 따뜻해지고 싶은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다. 커다란 트리와 색색의 조명으로 눈부시게 치장한 크리스마스 장식품과 북적이는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날. 맛있는 음식과 예쁜 기념품들까지 가득한 크리스마스에는 굳이 무언가를 사지 않아도 사진 찍고 구경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방문하기 좋은 유럽의 관광지로 꼽히는 곳은 오스트리아 비엔나(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라고 불리는 비엔나의 재림절(Advent)은 크리스마스 전 4주간이 기간, 즉 12월 한 달을 의미한다. 비엔나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만 열 곳이 넘는다. 겨울 유럽 여행을 준비할 때 비엔나를 빼놓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발이 닿는 곳 어디서든 크리스마스 시즌의 축제 분위기를 가장 잘 만끽할 수 있다.

▲비엔나의 크리스마스는 눈과 귀를 호강하게 한다.(사진제공=이하 비엔나 관광청)

◇ '오감만족' 비엔나의 축제들, 아늑한 낭만 속으로 빠지다 = 비엔나의 거리는 돌이 아닌 역사로 포장돼 있다는 얘기가 있다. 실제로 비엔나 도시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과거와 현대가 만나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는 전경에 있다. 구불구불한 골목길, 아치형의 마당, 향긋한 커피향으로 유혹하는 아늑한 커피 하우스와 도심에 위치한 웅장한 궁전이 어우러져 낭만적인 공상에 빠지게 한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저녁, 크리스마스 장식 조명이 비엔나를 오색빛깔 반짝이는 바다로 만든다. 축제 시즌이 다가옴에 따라 그라벤(Graben) 거리의 초대형 샹들리에와 로텐 투름(Rotenturm) 거리의 거대한 빨간 장갑을 비롯해 20km에 달하는 40여 개의 각양각색의 장식과 250만 개의 전구가 잊을 수 없는 거리를 꾸민다. 대부분의 전구는 환경친화적인 에너지 절약형 LED 전구다.

하이라이트는 바로 쇼텐링(Schottenring)에 위치한 초대형 트리. 트리는 60m로, 건물의19층 높이 정도이며, 오로지 전구로만 이루어져 있다. 2012년 빈 경제회의소의 조사에 따르면 빈을 방문한 관광객의 98%가 크리스마스 시즌 중의 전구 장식을 인상 깊었던 볼거리로 꼽았다.

▲크리스마스 쇤브룬 궁전 앞 전경.

21일 콘체르트 하우스에서는 크리스마스를 축하하는 비엔나 갈라 콘서트가 열려 일류 오페라 가수들이 전통 캐롤과 인터내셔널 캐롤을 노래한다. 성 슈테판 성당(St. Stephen's Cathedral)은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몇 주 동안 재림절 콘서트를 개최한다. 빈 소년 합창단(Vienna Boys 'Choir)의 공연은 무스 홀에서 들을 수 있다. 프라이융 크리스마스 마켓과 쇤브룬 궁전 크리스마스 마켓을 포함한 많은 크리스마스 마켓도 합창단과 브라스밴드의 노랫소리로 가득 찬다.

◇ 비엔나 현지인들은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즐길까 = 비엔나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더욱 아름다워진다. 트리 장식 방울, 비즈왁스 캔들, 펀치, 쿠키, 선물 그리고 크리스마스를 위한 오색빛깔의 불빛들로 장식된 비엔나의 거리와 크리스마스 마켓을 거니는 것 만큼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여행도 드물다.

비엔나의 크리스마스에 빠질 수 없는 전통 중 하나는 '케이크와 쿠키 베이킹'이다. 말린 과일을 넣어 만든 독일식 로프 케이크 '크리스트 슈톨렌'(Christstollen), 별 모양의 시나몬 쿠키 '짐트슈테르네'(Zimtsterne), 견과류 가루가 들어간 초승달 모양의 바닐라 쇼트 브레드 쿠키 '바닐라킵펠'(Vanillekipferl) 등은 대표적인 크리스마스 디저트다. 이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크리스마스 쿠키는 크리스마스 마켓과 일반 제과점에서도 만날 수 있다.

크리스마스 트리는 비엔나 현지인이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또 하나의 전통이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비엔나 시민들은 전나무나 가문비나무 같은 상록수를 양초, 방울, 전구, 천사 등 반짝이는 장식품으로 꾸며 크리스마스가 올 때까지 크리스마스 마켓과 교회에 세워놓는다.

▲라트하우스플라츠 크리스마스 마켓.

비엔나에서 가장 높은 크리스마스트리는 라트하우스플라츠 크리스마스 마켓에 있는 것으로, 보통 30m정도 된다. 비엔나 시민들은 보통 크리스마스 이전에 몇 주간 집 안에 작은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어 놓고 이브에는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 놓인 색색으로 포장된 선물을 열어본다.

◇ 가장 전통적인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크리스마스를 마시다 =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크리스마스 마켓인 비엔나 크리스마스 마켓은 '12월의 시장'이라는 이름으로 1298년에 처음 문을 열었다. 화려한 외관으로 유명한 시청사 앞에서 열리는데, 다른 마켓들에 비해 다소 빨리 시작한다. 11월 16일부터 12월 26일까지 진행된다.

이 시기가 되면 도시 전체가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물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청사 뿐만 아니라 쉔부른 궁전, 벨베데레 궁전 등 유명 관광지들과 작은 성당, 골목 구석구석까지 예쁜 장식들로 웃을 갈아입는다.

▲라트하우스플라츠에 설치된 4000평 규모의 스케이트장.

시청사 앞에는 수백 개의 친환경 LED 조명으로 꾸며진 30m 높이의 트리와 약 150여 개의 다채로운 좌판들이 펼쳐진다. 각 좌판들은 수공예품, 디저트, 소시지, 간단한 스낵류와 따뜻한 펀치, 멀드와인으로 방문객들을 유혹한다.

라트하우스플라츠와 주변 공원에 4000평 규모의 스케이트장도 설치된다. 게임, 회전목마 및 순록 열차를 포함해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놀 거리도 함께 준비된다.

▲라트하우스플라츠 전경.

비엔나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글루 바인(Gluhwein)'. 뱅쇼라고도 하는 와인을 끓인 음료다. 따뜻하게 끓인 와인에 레몬과 사과, 오렌지, 시나몬 등을 넣으면 완성. 추운 날 몸을 따스하게 녹여주고, 사람들간의 거리도 좁혀주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비엔나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파는 글루바인은 약 5유로 정도인데, 주문하면 예쁜 머그잔에 담아주니 보는 재미도 있다. 컵을 반납하면 컵 값을 환불해주는데, 대부분 선물용 혹은 기념용으로 가져간다고 한다.

▲올드 비엔나 크리스마스 마켓.

◇ 개성 만점 크리스마스 마켓들 = 비엔나 크리스마스 마켓을 위협하는 유구한 역사와 독특한 개성을 자랑하는 크리스마스 카멧들이 있다. 올드 비엔나 크리스마스 마켓(Old Viennese Christmas Market)이 열리는 프라이융은 비엔나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 중 하나다. 크리스마스 마켓은 1772년부터 열리기 시작했다.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와플이나 따뜻한 사과 음료, 펀치, 핫 초콜릿 등으로 몸을 녹이며 수공예품과 예술작품들을 구경한다. 다양한 종류의 크리스마스트리 장식품, 성탄화, 유리공예품, 도자기, 장난감들이 준비돼 있다. 매일 오후 음악공연과 아이들을 위한 세션이 열리고, 주말이면 수공예품 제작 시연이 있다. 23일까지 진행한다.

슈페스트링의 리츠칼튼 루프탑 바에서 열리는 비엔나 리츠칼튼 루프탑 바 크리스마스 마켓(Christmas Market at the Rooftop Bar of the Ritz Carlton)은 비엔나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열리는 마켓이다. 럭셔리 호텔의 옥상 테라스에서는 알프스의 오두막이 지어져 펀치와 따뜻한 음식을 먹으며 비엔나의 아름다운 뷰를 즐길 수 있다. 26일까지 진행한다.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장식품을 팔고 있다.

◇ 비엔나서 2019년을 맞이할 때 누릴 수 있는 '특권'? = 비엔나의 새해 전야제는 성대하다. 한 해의 마지막 밤, 비엔나 구시가지 대로와 광장의 낭만적인 조약돌길은 시끄럽고 활기 넘치는 파티 장소로 변신한다. 스파클링 와인, 펀치, 먹거리 등을 파는 매점들로 가득 찬 신년맞이 트레일에는 수천 명의 사람들이 모여든다.

오후 2시부터 끝없는 공연과 라이브 뮤직, 여러가지 이벤트들의 행렬이 이어진다. 전통 왈츠부터 클럽 히트송과 과거의 명곡들까지 모든 음악을 만나볼 수 있다. 비엔나 국립 오페라극장 바깥에는 거대한 야외 스크린이 마련돼 오페라 실황(요한 슈트라우스의 박쥐, Die Fledermaus)을 중계한다.

▲비엔나 새해 전야제가 열리고 있는 부르크 극장 앞.

자정이 되면, 수천 명의 사람들이 슈테판 광장으로 몰려든다. 이곳에서는 굴라쉬 수프, 소시지 등 다양한 전통 음식을 따뜻한 펀치와 함께 즐길 수 있다. 자정에 맞춰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큰 종인 슈테판 성당의 퍼머린(Pummerin) 종이 울리며 새해를 알린다.

종소리가 울리면 블루 다뉴브 왈츠의 바에서는 연주가 시작되고 여기저기서 샴페인을 터뜨린다. 옆 사람이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서로의 행운을 빌어주며 건배를 외친다. 파티는 이른 아침까지 계속된다.

좀 더 활동적인 것을 찾는다면 링슈트라쎄 대로에서부터 비엔나의 모든 인기 관광지를 지나는 5.4km의 신년맞이 마라톤을 추천한다. 다뉴브강에서 신년 크루즈를 타고 반짝이는 도시를 바라보는 것도 인기 있는 신년 이벤트 중 하나다.

▲비엔나 새해 전야제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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