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수요부진으로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이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동반 추락했다.
삼성전자는 14일 전일대비 2.63% 하락한 3만8950원에 장을 마쳤다. 3만 원대로 장을 마감한 것은 액면분할 이후 처음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장중 3만8700원까지 내려가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검찰이 전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물산을 압수수색했다는 소식도 영향을 미쳤다.
SK하이닉스도 전일대비 5.65% 하락한 6만1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에는 6만1200원대까지 떨어져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반도체 대장주들의 급락은 반도체 장비주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원익IPS는 전일 대비 4.57% 하락한 1만9850원에 장을 마쳤다. 이밖에 SK머티리얼즈(-2.82%), 유진테크(-3.51%), 테스(-2.00%) 등의 주가도 하락했다.
4분기 메모리 수요 둔화가 심화되면서 D램과 낸드의 가격하락폭이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4분기 D램가격은 전분기대비 8%, 낸드가격은 18~20%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D램의 경우에는 2019년 1분기 ASP의 낙폭이 올 4분기 대비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이에 증권가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부진을 예상하며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신영증권 5만6000원→5만2000원 △대신증권 5만8000원→5만5000원 △한국투자증권 5만5000원→4만9000원 △하이투자증권 5만1000원→4만8000원 △BNK투자증권 6만 원→5만5000원으로 수정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요 부진 및 실적 둔화 여파로 밸류에이션 배수가 당분간 평균값 미만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며 “3만 원대 중후반 수준에서 저점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대신증권 9만 원→8만4000원 △유안타증권 10만3000원→8만7000원 △BNK투자증권 10만5000원→9만 원 등으로 목표가를 낮췄다.
비수기로 접어든데다 고객들의 재고 정리로 내년도 상반기까지 D램과 낸드의 출하 부진과 ASP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가도 당분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2018년 3분기 역사적 최대 실적을 기록한 후 2개 분기를 하락할 전망”이라며 “수요 개선의 가시성이 확보되거나 공급 제한의 실효성이 나타나는 2019년 1분기 말이 되어야 본격적으로 주가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2019년 상반기에도 메모리 가격 하락 지속이 예상된다 ”며 “결국 낮아진 메모리 가격으로 인한 수요 회복은 성수기에 진입하는 내년 하반기에 본격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