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건설하는 3기 신도시 입지로 경기도 남양주 왕숙과 하남 교산, 인천 계양 지구가 결정됐다. 과천에도 중규모 택지가 조성된다. 택지 규모는 남양주가 1134만㎡, 하남 649만㎡, 계양 335만㎡, 과천 155만㎡ 등이다. 이들 지역에서 나오는 주택물량은 남양주 6만6000호, 하남 3만2000호, 계양 1만7000호, 과천 7000호로 2021년부터 공급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는 19일 이 같은 내용의 ‘2차 수도권 주택공급 계획 및 수도권 광역교통망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광역교통망 확충은 김포와 파주 등 기존 2기 신도시의 교통문제를 완화하고, 새로 만들어지는 신도시에서 30분 내 서울 출퇴근이 가능토록 하기 위한 것이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파주 운정∼화성 동탄)와 C(경기 양주∼수원) 노선, 신안산선 등을 조기 착공키로 했다.
GTX 등 광역교통망을 축으로 이번에 지정된 택지는 서울과 1기 신도시 사이에 위치해 서울 접근성이 용이하다. 서울 경계선과 2㎞ 정도 떨어져 있다. 한편 서울시도 유휴 국공유지 개발, 도심용적률 상향 등의 방법으로 1만8000호 이상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국토부의 3기 신도시 입지 선정과 광역교통망 개선 계획은, 2기 신도시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많이 고심한 결과로 보인다. 2기의 김포 한강신도시와 인천 검단, 파주 운정, 양주 등은 열악한 교통여건으로 서울의 주택 수요를 전혀 흡수하지 못한 채 대량의 미분양 주택만 쏟아냈다.
전문가들의 반응도 일단 긍정적이다. 정부가 서울과 인접한 비교적 좋은 위치에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주었고, 서울의 주택 수요를 분산할 수 있는 핵심 조건인 교통 인프라 확충을 함께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는 점에서다. 관건인 교통망이 계획대로 빨리 만들어지면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교통망 확충만으로 신도시가 제 기능을 하기는 어렵다. 지금까지 조성된 대다수의 신도시처럼 3기 신도시가 또 하나의 ‘베드타운(Bed Town)’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교통 여건 개선이 서울의 직장과 가깝게 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신도시 내에서 산업과 주거가 결합된 자족(自足)도시가 만들어져야 한다. 주택만 지을 게 아니라, 도시 자생력을 키우기 위한 직장과 학교, 문화 및 쇼핑 등 교육·생활 인프라를 함께 갖춰야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
결국 신도시의 성패는 서울에 집중된 주택 수요를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드물게 판교신도시가 성공한 이유는 서울과 가깝기도 하지만, 테크노밸리 조성으로 직주(職住)근접 도시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면 주택 수요는 저절로 옮겨지고 서울 집값이 안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