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레이다] ‘김태우 폭로전’에 휘말린 靑, 모호한 대응 사태 키웠다

입력 2018-12-1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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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민간인 사찰 의혹 폭로... 논거 없이 “사실 아니다”만 되풀이

▲청와대 본관 전경.(이투데이DB)
청와대 특별감찰반 파견 직원으로 일하다가 개인 비위 혐의로 검찰로 복귀한 김태우 조사관이 연일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제기하며 폭로전을 펼치는 상황에서 청와대의 모호한 태도가 사태를 키우고 있다.

청와대는 ‘허위사실’이라며 김 조사관이 폭로한 내용은 공무상 비밀누설에 해당해 19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이 건에 대해서 앞으로 대변인이나 국민소통수석은 일절 대응하지 않고, 해당 특감반 책임자인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에게 개별 취재할 것을 당부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왜 6급 수사관에 대해 다들 나서서 스스로 급이 맞지 않는 대치 전선을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언급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더 이상 개인 폭로전에 휘말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한 언론사가 김 조사관이 제공한 첩보를 토대로 작성한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과 관련한 납품 특혜 의혹 보고를 청와대가 조사하지 않고 뭉갰다’는 기사에 대해 무비판적으로 보도했다고 비난했다. 청와대는 그동안 김 수사관의 의혹 제기에 건건이 반응하는 등 초기 대응이 매끄럽지 못한 것도 그 언론사의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 때문이라고 언론에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민간인 사찰 의혹을 키운 것은 청와대의 거친 대응과 시종 ‘사실이 아니다’라는 해명만 되풀이한 게 한몫했다. 윤영찬 국민소통 수석의 ‘미꾸라지’ 발언과 김 대변인의 ‘불순물’, ‘문재인 정부 유전자’ 발언 등은 진실 규명과는 거리가 먼 과잉 대응이다. 특히 김 수사관의 폭로가 언론에 보도되면 뒤늦게 해명하는 식이어서 오해를 부를 만했다.

데스킹 과정에서 민간인 정보는 폐기하고 경고 조치를 했다고 하지만 그것만으로 청와대의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또 청와대의 해명대로라면 민간인 정보 수집은 시중 은행장 감찰과 고건 전 국무총리 아들이 전부인데 ‘분명 첩보 단계에서 여러 가지 불순물이 섞여 들어온다’는 주장과는 배치된다. 이번 사태에 대해 정의당조차 “청와대가 이번 사태에 대해 명쾌하게 대응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의혹이 정치 쟁점으로 번져 장기화한다면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40% 붕괴도 시간문제다. 지지율이 하락하면 문 대통령이 추진하는 각종 개혁 정책도 좌초할 수 있다. 이번 사태의 해결책은 문 대통령이 강조해온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정공법이다. 청와대가 입을 다물면 의혹은 더 증폭될 것이다. 쉬쉬할 게 아니라 그동안 조사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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