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미국산 축산물 바람이 거세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공세에 한국 농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올해 1~10월 한국의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량은 26만 톤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만3000톤(39%) 늘었다. 연간 최대 수입량을 기록했던 2015년 22만4000톤보다 3만6000톤(16%) 많다.
미국산 돼지고기의 기세가 이처럼 거센 것은 싼 가격 덕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9월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 가격은 1㎏에 3038원(2.7달러)로 국내산(3633원)이나 캐나다(2.9달러), 유럽산(3.2달러)에 비해 싸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관계자는 “저렴하다 보니 식당 등에서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무역분쟁으로 중국 수출이 막힌 미국산 돼지고기가 한국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산 쇠고기의 기세도 만만찮다. 1~10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은 24만3000톤으로 1년 새 7만 톤(39.9%)이 늘었다. 쇠고기도 연간 최대 수입 기록(27만1000톤)을 갈아치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올 들어 매달 2만 톤 넘게 수입이 늘고 있어서다. 이미 미국산 쇠고기는 지난해부터 호주산을 제치고 수입 쇠고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육류유통수출협회는 “미국산 쇠고기는 한우처럼 곡물 사료로 키워 풀로 키운 호주산보다 우리 입맛에 맞다”고 설명했다.
이에 국내 농가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외식 경기 침체로 고전하는 상황서 미국산 축산물의 공세까지 거세져서다. 국내산 쇠고기는 지난해보다 물량이 줄어 시장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하다.
돼지고기는 지난해보다 생산량이 늘었지만 수입 증가 속도에는 미치지 못한다.
지난해 국내산 축산물의 시장 점유율은 쇠고기 41.0%, 돼지고기 70.8%였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수입이 계속 늘면 우리 농가에 영향이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