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운영위 여야 난타전
여야는 본격적인 질의에 들어가기 전부터 충돌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을 비롯한 민정수석실 비서관들이 운영위에 출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 문제를 제기해 50여 분간 공방전을 벌였다.
◇ 청와대·여당 “김태우 개인 비위… 사태 본질은 ‘삼인성호’” = 여야 간 신경전은 질의 내내 이어졌다. 청와대와 여당은 김태우 전 청와대 특감반 수사관을 ‘비리 혐의자’로 규정하고 김 수사관의 폭로 내용이 “허위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철희 민주당 의원은 “김태우 사건의 본질은 3비 커넥션인데, ‘비리 기업인’을 스폰서로 두고 정보 장사를 했던 ‘비리 공직자’가 쏟아내는 음해성 내용을 ‘비토 세력’이 문재인 정부를 향해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 실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정치적 목적의 사찰 행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김 전 수사관에 대해서는 “업무 과정에서 과거 경험과 폐습을 버리지 못하고 업무 범위를 넘나드는 일탈 행위를 저질렀다”고 했다.
조 수석은 “이번 사태의 핵심은 김 전 수사관의 비위 행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며 “비위 행위자의 일방적 허위 주장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일부 언론에 보도되고 뒤이어 정치 쟁점화됐다”고 했다. 조 수석은 ‘세 사람이 입을 맞추면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낸다’는 뜻의 사자성어를 인용, “이번 사건은 한마디로 삼인성호(三人成虎)”라며 “개탄스럽다”고 했다.
◇ 한국당 “김태우는 공익제보자… 이 정권은 양두구육 정권” = 한국당은 김 전 수사관을 ‘공익제보자’로 규정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김 수사관을 범법자로 만들겠다는 의도를 보이는데 그는 엄연한 공익제보자”라며 “대검 감찰 결과를 보면 수사 의뢰도 못하고 징계밖에 못했다”고 말했다.
정부를 향해서는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사실은 개고기를 판다는 뜻의 ‘양두구육(羊頭狗肉)’ 고사를 인용해 날을 세웠다. 나 원내대표는 “이 정권은 민간인 사찰, 공무원 휴대폰 압수, 블랙리스트 작성을 하고도 1인 일탈이라고 한다”며 “정의, 도덕성을 앞세운 그런 위선에 대해 저는 양두구육의 정권이라고 생각한다”고 공격했다.
◇ 文대통령 “민정수석 운영위 출석은 정치 공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조 수석의 국회 운영위 참석에 대해 “(야당의) 정치 공세”라고 비판했다. 운영위가 열리고 있던 비슷한 시간 청와대 본관에서 마련된 민주당 지도부 초청 오찬 자리에서다. 다만 문 대통령은 “국민들의 안전이나 민생과 관한 법안들이 또 발목을 잡혀서는 안 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국회 운영위에 출석을 하도록 그렇게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이 국회에 출석한 것은 2006년 이후 12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