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 키워드] 어쩔 수 없는 ‘조정장세’ … 시장 관심은 ‘신도시·토지’

입력 2019-01-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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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8인에게 물어보니…“호재보다 악재가 더 많다” “3기 신도시·광역교통망은 호재”

‘기해년’의 해가 밝았다. 부동산 시장 과열도 벌써 해묵은 얘기가 됐다. 작년은 물이 들어와 노를 저은 이들의 한 해였다. 노를 갖지 못했던 이들은 물때를 놓칠까 봐 애를 태웠다. 정부가 무주택자, 실거주자를 위한 정책을 쏟아내면서 2018년의 막을 내렸다.

복(福)의 상징인 돼지해, 부동산 시장은 2019년을 어떻게 맞이할까. 이투데이는 시장 전문가 8인에게 주택, 토지, 상가에 대한 한 해 전망을 물었다. 올해 노를 저어야 할 곳은 과연 어딜까.

세부적인 내용은 차이가 있지만 작년과 같은 과열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를 냈다. 대다수가 조정 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작년 하반기에 나왔던 부동산 대책 영향과 투자심리 위축 현상이 지속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서지희 기자 jhsseo@·이신철 기자 camus16@

주택…서울 아파트값 0~5% 상승, 4명…GTX·신규물량 주목

이투데이가 8명의 시장 전문가에게 내년 전국 기준 아파트 시장 가격 변동률을 물어본 결과 하락부터 상승까지 답변이 다양했다. 선택항목은 ①-10~-5% ②-5~0% ③0%(보합) ④0~5% ⑤5~10% ⑥기타로 제시했다.

가장 많은 답변이 나온 수치는 0%(보합)로 3명이 택했다. ‘-5~0%’, ‘0~5%’은 각각 2명이 예상했다. ‘-10~-5%’ 범위에서 가격이 조정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가장 보수적으로 변동률을 내다본 이동현 KEB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은 “지하철 개통, 도로 개설, 대형마트 입점 등 국지적 개별 호재가 있지만 금리인상 우려, 대출규제 강화, 세금규제 강화, 입주물량 급증이란 악재가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 아파트 가격 변동률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8명 가운데 절반인 4명이 ‘0~5%’를 택했지만, 2명은 ‘-5~0%’로 예상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5~10%’로 전망해 눈길을 끌었다.

이상우 연구원은 “서울 아파트 시장은 강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다만 상승률은 2018년 대비 둔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에서 매수가 이어질 지역에 대한 의견은 다양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 아파트 시장의 거래 둔화는 불가피하다”며 “신규 아파트 및 중소형 저가 아파트에 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경자 한국금융지주 연구원은 올해에도 서울 아파트 시장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면서 GTX 수혜지역인 강남(삼성·대치)을 매수세 유입 전망지역으로 꼽았다. 이상우 애널리스트는 서남(금관구), 동북(노원·도봉·강북) 등을 매수세 지속 지역으로 예상했다. 이상혁 선임연구원은 “GTX 파급효과가 부동산 시장의 최대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청량리, 망우, 용산, 연신내, 양재 등에 매수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토지…보상금 풀리고 교통망 개선…올해 부동산 이슈는 ‘땅’

전문가들은 2019년 토지 시장이 달아오를 것이라는 데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박원갑 수석전문위원만 선행하는 주택시장에 따라 토지시장도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한 가운데 전문가 5인이 강보합세(0~5%)를 점쳤고, 2인은 강세(5~10%)를 전망했다.

2019년 토지 시장이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예측에는 올해 풀릴 것으로 예상되는 22조 원 규모의 토지보상금과 3기 신도시·수도권 광역교통망 등 신규 개발 호재 등이 요인으로 꼽힌다.

고상철 랜드삼 대표는 “토지보상금이 풀리는 경우 인접 지역의 토지 투자는 충분히 가치가 있다”며 “김포, 파주, 일산 등에서는 토지보상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면제받기 위해 보상금액의 50%를 인근 토지를 매입하는 데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주택시장에 규제 포화가 진행되면서 토지 시장로의 투자 수요 쏠림은 관전 포인트다. 이동현 KEB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은 “토지시장은 상대적으로 규제가 미치지 않아 9·13 부동산 대책의 틈새 유망상품으로 주목받을 수 있다”고 했고,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택 수요가 토지로 지속 유입될 것”이라며 “큰손들의 움직임은 원래부터 토지에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상혁 선임연구원은 “토지는 기본적으로 장기 투자용인 데다 투자금액대라는 진입장벽이 있어 수요 유입에 한계가 있다”며 “더욱이 과거보다 그린벨트 해제나 신규 택지지구 개발 등 이슈가 부족한 상황이므로 투자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전문가들이 뽑은 토지 시장 추천 지역은 남북 관계 개선과 교통망 개선 등으로 개발 호재가 예상되는 곳들이다.

고상철 대표는 “파주지역의 경우 현재 북한과의 철도경협이 이뤄지면서 사회적으로 관심을 두는 지역”이라며 “더군다나 GTX-A 노선의 착공 기대감으로 주택투자자들의 관심이 파주지역으로 옮겨갈 것으로 보이며 지하철 3호선의 연장 또한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상가… 침체 겪겠지만…“알짜는 여전히 반짝일 것”

상가 시장은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 주택 규제의 풍선 효과 등 요인이 혼재된 가운데 위축을 내다보는 전망이 우세했다. 고상철 대표와 이상혁 연구원은 강세(0~5%)로 전망했으며, 전망에 응답한 나머지 5명 중 4명은 약보합세(-5~0%), 1명은 보합을 예상했다.

상가시장 침체가 예상된 배경으로는 대체로 먹구름 낀 국내 경기와 인상 중인 금리를 꼽았다.

이동현 센터장은 “2019년 상가시장은 금리 인상 분위기에 다소 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여기에 경기불황 여파에 따른 공실 증가가 이어지고, 임대사업자에 대한 정부의 대출규제 여파가 지속된다면 상가 시장의 약세는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반대로 유동성이 풍부한 가운데 규제로 점철된 주택시장의 풍선효과로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에 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상혁 연구원은 “현재 정책 기조의 골자는 다주택자를 억제하는 것인데, 이로 인해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처분하고 수익형부동산으로 갈아타는 현상이 뚜렷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고상철 대표는 “시중 유동성이 여전히 넘치는 터라 세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상가나 꼬마빌딩 등 수익형 부동산으로 시중 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있다”며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는 신도시나 업무지구의 상가나 지식산업센터, 또 교통망 등 인프라가 확충되는 지역이 신규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전문가들의 혼재된 관측 속에 투자 유망지역에 대한 의견도 다양했다. 서울 강남 지역으로는 이경자 한국금융지주 연구원이 신규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는 곳,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서울 삼성동에 들어설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인근을 눈여겨볼 곳으로 꼽았다.

이상혁 연구원은 서울 송파의 지하철 9호선 연장선(개통) 호재가 있는 백제고분로, 석촌호수 일대와 구로의 차량기지 이전(예정), 구로고가차도 철거(공사 중) 등 상권 환경 개선 지역을 유망지로 제시했다. 이어서 서울 중구 무교동·다동·서소문을 서울시 최대 과제 중 하나인 도심재생사업 가시화에 따라 주목할 지역으로 꼽았다.

한편 전문가들은 올해 상가 임대 수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 중국과의 사드 문제 해결, 최저임금 인상,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 금리 인상 등을 꼽았다.

이동현 센터장은 “상가는 어떤 부동산보다도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소상공인 금융지원, 임대료 인상 등 인위적으로 임대 수요를 늘리려는 정책보다는 소비 유도, 해외 관광객 유치 등 경제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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