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은 가득히' 경기도 일출 명소 나들이
순식간에 무술년 한해가 저물었다. 못 다한 일들이 아쉬운 것도 잠시, '기해년'이라는 또 다른 해가 떠올랐다. 새해는 언제나 설렌다. 작심삼일 일지라도 계획 역시 언제나 알차다. 2019년 새로운 희망과 계획을 담으러 당신이 원하는 태양을 만나러 가자.
1년 중 해돋이를 감상하기 가장 좋은 때가 한 해를 정리하고 또 새해를 맞이하는 바로 지금이다. 푸른 새벽하늘 별이 아직 남아 있을 때, 일찍 도착해서 일출을 기다리며 새해의 계획과 목표를 가다듬고 새 마음을 다져보는 것을 추천한다. 예보된 일출시간 보다는 조금 더 기다려야 하니 조바심도 나지만, 눈부신 새해의 빛이 가져다 줄 행운을 기다린다.
◇ 몽환적인 물안개 일출 '안성 고삼호수' = 안성의 고삼호수는 경기도 최고의 일출 포인트다. 원래 농업용수확보 목적으로 만들어졌지만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낚시터로 더 유명해졌다. 영화 '섬'의 촬영장소로 알려지면서 독특한 호수의 풍경에 매료된 사진애호가들이 꾸준히 찾는 촬영명소이기도 하다.
특히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새벽 풍경은 신비로움을 넘어 몽환적이다. 자욱한 물안개 위로 떠오르는 붉은 해는 새벽부터 달려온 고생에 비해도 과분할 정도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한참을 감상하게 만든다.
추천 일출 감상 포인트는 고삼면 향림마을회관 인근이다. 안전한 마을 길에서 편하게 감상할 수 있다. 작은 언덕을 넘어 보이는 호수, 좁은 둘레길을 돌아서면 마주하는 호수, 마치 여러 개의 호수가 모인 듯 길과 방향에 따라 각각 다른 모습도 고삼호수의 매력이다.
◇ 장엄한 산사의 일출 '남양주 봉선사' = 봉선사는 국립수목원 인근에 있는 큰 사찰이다. 고려 시대에 세워져 조선 예종이 광릉의 능찰로 지정하며 '봉선사'라 이름 지었다.
전각의 이름이 모두 한자로 써진 다른 사찰과 달리 경내 곳곳에 있는 한글 현판이 인상적인 곳이다. 사찰의 중심이자 부처를 모신 전각의 이름도 대웅전이나 대웅보전이 아닌 '큰법당'이고 현판도 '큰법당'이라는 큼지막한 한글로 쓰여있다.
봉선사는 전통문화와 불교 정신이 만나는 템플스테이로도 유명한데, 새벽 예불을 마치고 아침공양 전 장엄한 산사의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높은 봉우리 사이로 붉은 빛이 번지는 풍경은 보기만 해도 설레고 어떤 명화보다도 아름답다.
일출 감상 포인트는 봉선사 템플스테이 사무실로 사용하는 서운당과 참가자들의 숙소로 사용되는 휴월당 근처다. 멀리 축령산과 철마산 사이로 떠오르는 감동적인 산사의 일출, 그 특별한 풍경 속에서 희망찬 새해를 설계하면 어떨까.
해맞이 후에는 '숲속걷기명상'에 참여해 보자.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광릉숲의 원시림 구간으로 템플스테이 참가자에게만 개방되는 '비밀의 숲'이다.
◇ 서해를 품은 화성의 일출 '화성 건달산' = 서해바다를 품은 화성. 높은 산은 없지만 잘 정비된 등산로와 소박한 둘레길을 품은 산이 여럿이다. 팔탄면과 봉담읍에 걸쳐 자리 잡은 건달산은 이 중에서 가장 높은 산이자, 가장 먼저 태양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이른 새벽 등산로를 따라 건달산 능선에 오르니 푸르스름한 동쪽 하늘에 붉은빛이 비친다. 다리가 뻐근하고 숨이 차지만 쉼터는 그냥 지나치기로 한다. 예정대로 정상에서 일출을 보려면 마음이 급하다. 운동기구들이 놓인 작은 공터를 지나자 계단 위로 보이는 건달산 정상 표지석이 반갑다.
정상에서 숨을 고르며 일출을 기다린다. 잠시 후 맞은편 태봉산 위로 붉게 떠오르는 일출 풍경은 이름난 높은 산과 견주어도 손색없을 만큼 아름답고 웅장하다. 정상 아래 널찍한 전망데크가 설치돼 주변 경관을 감상하며 휴식을 취하기 좋고, 백패커들에게는 비박 장소로 애용되는 곳이다.
건달산의 여러 등산로 중 추천코스는 B코스. 흰돌산기도원에서 시작해서 능선을 따라 정상까지 오른 후 세곡리로 내려오는 3.3km 거리로 1시간 30분가량 소요된다. 비교적 짧은 산행으로 수려한 풍경과 눈부신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가벼운 차림으로 나서도 좋은, 화성의 새로운 해맞이 명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