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주요 제품 가격 하락 추세가 최장 1년 이상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주요 생산업체들이 재고 조절 등에 나서면서 하반기부터 회복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고 반박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1분기 공급될 주요 D램 제품의 가격 협상이 시작됐다고 전한 뒤 "높은 재고 수준, 수요 부진, 비관적 경기 전망 등으로 인해 비교적 큰 폭의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특히 보고서는 "최근과 같은 수요 부진이 이어지면 가격은 앞으로도 계속 떨어질 것"이라면서 "이런 가격 하락 추세가 앞으로 4분기 이상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장에 대해서도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이미 약세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수요는 더 줄어들고 있다"며 당분간 가격 하락세가 이어진다고 예상했다.
메모리 가격은 최근 들어 하락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PC에 주로 사용되는 D램인 DDR4 8기가비트(Gb) 제품은 지난달 평균 7.25달러(약 8145원)를 기록했다. 전달보다는 0.83달러(약 932원) 올랐지만, 작년 9월 고점(8.19달러, 약 9102원)에 비해서는 10% 이상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메모리 카드와 USB 등에 주로 사용되는 128Gb MLC 낸드플래시는 지난달 1.7% 하락한 평균 4.66달러(약 5235원)를 기록했다. 낮은 사양의 SLC 낸드플래시는 한달 동안에만 10% 이상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늦어도 연말에는 다시 상승세로 전환된다고 예상한다. 모바일용과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4차 산업혁명의 화두로 여겨지는 자율주행, AI(인공지능)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수요가 계속 창출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최근 가격 하락세가 본격화하면서 메모리 생산업체들이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도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보고서에서 D램 시장 점유율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이 일제히 제품 공급 증가율을 낮추는 동시에 재고 물량을 조절하기 위해 설비투자를 줄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메모리 업체들이 생산능력을 감축하면서 올해 2분기부터는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면서 "최근 인텔의 PC용 중앙처리장치(CPU) 출하 차질로 인한 메모리 수요 감소 현상도 해소되면서 예상보다 빨리 수요가 회복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