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국제유가는 7% 넘게 올랐다.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사우디아라바이아 에너지 전략 발표가 국제유가에 호재로 작용한 영향이다.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달러(1.9%) 하락한 51.5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53달러까지 오르는 장면도 있었지만 하락세로 돌아섰다. 다만 WTI는 한 주간 7.6% 올랐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말까지만해도 배럴당 42.3달러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50달러를 돌파했다. 위험자산회시 심리가 완화된데다 달러약세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칼리드 팔리흐 사우디아라비아 산업에너지·광물부 장관이 13일 산유국들이 국제 유가를 배럴당 60∼86달러로 유지하도록 산유량을 조절해야 한다고 밝힌 것도 긍정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번주 국제유가가 큰 변동보다는 WTI 기준으로 배럴당 50~55달러 밴드 내에서 완만하게 움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증산이 둔화됨에 따라 최근 유가가 반등했고 현재의 원유시장 수급균형이 당분간 가격안정을 유도할 전망"이라면서 "큰 변동이 있기는 어려울 것이며 배럴당 50~55달러 밴드 내에서 완만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의 주간 원유시추장비 가동건수, 주간 원유재고 등 원유생산과 관련된 지표의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게 김 연구원의 설명이다.
다만 급등보다는 추가적인 상승은 기대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달려있으며 국제유가 상승을 위한 사우디의 의지가 강하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국제유가 급락의 원인이었던 OPEC발 원유과잉공급 우려는 사우디가 해소했다"면서 "사우디 12월 원유생산량과 수출량은 각각 전월보다 일일 42만 배럴, 46만4000배럴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1분기에 원유공급 불확실성 해소로 상승세가 이어가겠지만 급격한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면서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원유정제시설 유지보수 시기 진입은 원유수요에 부정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미중 무역갈등이 봉합된다는 전제 하에 상반기 유가는 커다란 변동성을 보이겠지만 방향성은 한시적으로나마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