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준 중기IT부 기자
지난해부터 이어진 카풀 갈등이 올해에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와 택시업계 갈등, 카카오를 대상으로 한 집회, 소비자의 불만 등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감도 오지 않는다.
택시업계가 카풀 서비스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 때마다 수만 명의 택시기사들이 집회 장소로 모여든다. 지방에서도 택시기사들이 서울로 올라오기 때문에 해당 집회가 열리는 날에는 길거리에서 택시가 눈에 띄게 줄어든다.
각 택시 사업체에서는 공식 파업은 아닌, 택시기사들의 자율적 의지로 운행을 제한한다. 택시기사들은 자신들의 생계를 책임질 운행마저도 뒤로한 채 집회에 참가해 목소리를 높인다. 그만큼 절실하다는 것을 그 누구보다 잘 안다.
하지만 택시 운행이 줄어들면서 소비자들이 오히려 환영하는 이상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길거리에 택시가 적어져 도로가 한산해졌다는 의견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택시업계 파업이 장기화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비아냥거린다.
소비자들의 이런 의견은 지금까지 택시에 대한 인식이 어땠는지를 대변한다. 최근 카풀 갈등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상생’이 자주 거론된다. ‘함께 공존하면서 살아간다’라는 뜻을 가진 이 단어와는 다르게 그동안 택시는 소비자들의 공격 대상이 됐다. 승차거부는 기본에 연말, 연초 가까운 거리의 택시 이동은 하늘의 별따기였다.
택시 이용이 어려워지자 사람들은 다른 서비스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다. 카풀이다. 카풀이 어떤 서비스인지 몰랐던 사람들도 택시업계의 반대 집회가 크게 이슈화되며 오히려 ‘카풀’ 서비스를 알게 됐다. 지난해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카풀 서비스 도입 조사에서는 소비자 56%가 ‘찬성한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택시업계에서는 등 돌린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서비스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 승차거부, 과속·난폭운전 등을 하는 기사는 일부겠지만 그 영향은 택시업계 전체로 퍼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