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회사와 가전회사가 자동차와 TV의 원가를 공개합니까. 영업비밀이자 대외비인 원가를 공개하라니요.”
프랜차이즈 업계가 뿔났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정보공개서에 차액가맹금과 필수물품 공급가격 상·하한선 등을 공개하도록 한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가맹사업법) 시행령’에 대한 헌법소원 청구를 결정했다. 공정위의 가맹본부 옥죄기에 정면으로 맞서기로 한 것이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23일 서울 쉐라톤서울팔래스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긴급 대의원총회를 열고 “올해 1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가맹사업법 시행령 일부 내용이 법률에서 정한 위임범위를 벗어나 위헌 소지가 높다”면서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로 했다.
프랜차이즈 업계가 정부의 정책에 반해 위헌소송을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협회는 헌법소원 청구의 이유를 “개인이나 법인의 재산권 행사를 침해 또는 제한하는 사항은 반드시 국회에서 제정되는 법률에 근거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시행령의 일부 내용은 법률이 정한 위임범위를 벗어나 헌법상 ‘법률 유보 원칙’에 위배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가맹본부들이 개정 시행령에 따라 오는 4월 말일까지 정보공개서 변경등록을 마쳐야 하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효력금지 가처분 소송’도 함께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대의원총회에 참석한 협회 관계자들은 “사실상의 원가와 마진 공개는 다른 산업에도 전례가 없는 과도한 규제”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4월 3일 공포된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에는 △필수품목의 공급가 상·하한선 공개 △가맹점당 차액가맹금의 평균 규모 및 매출 대비 비율 △가맹본부의 특수관계인 영업현황 등을 정보공개서에 기재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프랜차이즈업계는 개정안이 발표된 이후 “가맹본사의 영업비밀이 노출될 우려가 높고 본사 영업비용등이 포함된 차액가맹금이 공개될 경우 본사가 마치 과도한 수익을 취하는 것처럼 오인할 가능성이 높다”며 관련 조항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가맹본부의 공급가격은 가맹점의 원가로 개별품목별 공급가격이 경쟁업체에게 공개될 경우 시장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