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슨은 싱가포르로, 소니는 네덜란드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앞둔 영국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이탈이 늘고 있다.
‘가전업계의 애플’로 불리는 다이슨이 본사를 영국에서 싱가포르로 이전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미 싱가포르에 생산과 연구·개발 시설을 둔데다 앞으로 전기자동차도 현지에서 생산할 계획인 만큼 의사 결정도 빠르게 하기 위한 결정이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로 주요 기업들의 거점 이전이 가속화하면서 영국 내에서는 비판과 우려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FT에 따르면 다이슨은 이날 잉글랜드 남부 윌트셔 맘스베리에 있는 본사를 연내에 싱가포르로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짐 로완 최고경영자(CEO)는 전화 기자회견에서 “모든 생산과 향후 투자 대부분의 아시아에서 이뤄지게 될 것”이라며 거점의 중심이 명실공히 아시아로 옮겨갈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결정은 브렉시트나 세금과 관련된 것은 아니다. 이전에 따른 세제 상의 혜택은 극히 작다”고 선을 그었다.
다이슨의 본사 이전 소식에 영국 정치권은 크게 반발했다. 제1야당인 노동당의 레베카 롱-베일리 대변인은 “이 움직임은 노동자들과 정부의 산업 전략 모두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노동당의 웨스 스트리팅 의원은 “위선자 발명가”라며 “(창업자) 제임스는 자신의 노동자나 자신의 나라에 대한 책임감이 없다”고 비판했다.
일본 소니도 유럽 본사를 영국에서 네덜란드로 이전한다고 AFP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소니의 이이다 다케시 대변인은 이날 AFP통신에 “3월 말까지 유럽 본사의 등기를 네덜란드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브렉시트 이후 복잡한 관세 관련 절차를 피하기 위함이다.
소니는 작년 말 네덜란드에 새로운 회사를 설립했다. 이 회사를 영국에 있는 유럽 본사와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EU 역내에 거점을 둔 기업’이 됨으로써 소니의 유럽 사업에는 브렉시트 후에도 EU 공통의 통관 절차가 적용되게 된다.
앞서 소니와 경쟁하는 파나소닉도 작년에 브렉시트에 따른 관세 문제가 발생하는 사태를 우려해 유럽 본사를 영국에서 네덜란드로 이전했다.
영국 의회는 지난주 테리사 메이 총리가 EU와 합의한 브렉시트 합의안을 부결, 3월 29일 브렉시트는 합의없는 이탈, 즉 ‘노 딜 브렉시트’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