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성과급은 임단협 사안 아니야… 성실히 대화할 것"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노조는 이날 임시 대의원 대회를 열고 지난 23일 도출된 임단협 잠정 합의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과반수 획득에 실패했다.
기본급 인상률 및 사내 복지 확대 등 기본적인 임단협 사안에 대한 협상이 원점으로 돌아간 것은 물론 최근 노사가 잠정 합의한 기준급 기준 1700%의 성과급 지급도 당분간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SK하이닉스는 노조와의 임단협 교섭을 통해 연간 초과이익분배금(PS) 1000%, 특별상여금 500%, 생산성 격려금(PI) 상하반기 각 100%를 지급키로 결정한 바 있다. 연봉 기준 85%를 성과급으로 받는 셈이다. 이에 초년 책임(과장급)의 연봉과 성과급을 합할 경우 모두 1억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일부 직원들은 지난해 실적 신기록을 냈음에도 성과급이 기준급의 1700%로, 전년(1600%)과 거의 비슷한 수준에서 합의된 데 대해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영업이익과 매출 성장폭에 비해 성과급 증가폭이 낮다는 얘기다. 게다가 올해부터 업황이 축소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올해야말로 합당한 성과급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물론 일각에선 사측이 제시한 1700%의 성과급은 업계 1위인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부문과 비슷한 수준이어서 노조의 요구가 과도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SK하이닉스 노조가 사측과 협상을 통해 마련한 임단협 합의안이 대의원 투표에서 부결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전해진다. SK하이닉스는 해마다 10~11월부터 임단협을 벌여 근로조건을 개선해왔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 사측은 "성과급은 기본적으로 임단협 사안이 아니다"면서 "잠정 합의안 부결은 협상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일로, 노조측의 의견을 청취하면서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잠정안 부결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성과급에 대한 양측의 입장차가 좁혀질지 주목된다"며 "이번 사태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 성과급 산정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