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병 농장 사이 농가서 구제역 항체 검출…공기감염 가능성도 검토
구제역 발생 역학을 조사 중인 농림축산검역본부는 30일 농가 사이를 오가는 차량을 통해 바이러스가 퍼져나갔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28일 구제역이 처음 확인된 젖소 농가에서 200m 떨어진 육우 농가에서 구제역 감염 항체(NSP)가 검출됐기 때문이다. 가축이 구제역에 걸렸다가 치유된 경우 체내에 NSP가 남는다. 두 농가 사이에는 같은 가축 운반 차량이 운행 중이었다.
육우 농가는 29일 구제역이 확진된 한우 농가와도 관련이 있다. 사료 운반 차량 2대와 가축 진료 차량, 가축 운반 차량 등 차량 4대가 두 농가를 오갔다. 육우 농가가 구제역 바이러스 매개 혹은 최초 발생지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현재 육우 농가에선 예방적 살처분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검역본부는 이곳에서 기르는 육우 중 NSP가 검출된 개체를 선별적으로 살처분하기로 했다. 또 육우 농가를 오간 차량 5대가 들린 다른 농가 210여 곳에도 이동 제한 등 차단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아직 남은 변수는 많다. NSP는 구제역 백신을 접종받는 과정에서도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역본부도 육우 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했었다고 확정 짓진 않았다. 육우 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고 해도 선후 관계를 더 규명해야 한다.
차량을 제외한 공기 감염 가능성도 있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공기를 타고 최대 60㎞까지 이동할 수 있다. 검역본부는 공기 감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풍향과 풍속 등 환경적 요인도 검증하고 있다.
한편 농식품부와 검역본부는 구제역 발병 농가가 방역 의무를 성실히 이행했는지 조사 중이다. 해당 농가들은 예방접종, 소독 등 방역 조치를 당국 지침대로 수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류나 시설적 측면에선 아직 문제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역본부는 나머지 부분을 추가로 더 검증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