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주도성장 브레인 완전 퇴진…공정경제 뜬다

입력 2019-01-3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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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성 설계ㆍ주도 3인방 장하성ㆍ홍장표ㆍ김현철 물러나

이제민 “재정확장 대통령 나서야”…이정동 “‘슘페터식’으로 혁신”

최저임금ㆍ근로시간 단축 등 속도조절 예상…김상조 힘 받을 듯

▲이제민 국민경제자문회의 신임 부의장(왼쪽 두 번째)와 이정동 경제과학특별보좌관(오른쪽)이 30일 오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 간담회를 하기에 앞서 각각 김수현 정책실장(왼쪽), 윤종원 경제수석(오른쪽 두 번째)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의 경질로 소득주도성장(소주성)을 주도했던 청와대 브레인들이 모두 퇴진했다. 이에 따라 J노믹스(문재인정부 경제정책)의 3대 축인 소주성, 혁신성장, 공정경제에서 소주성의 속도 조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김 보좌관 퇴진으로 문 정부 출범 1기 경제팀 중 소주성을 주도했던 3인방이 문 대통령 곁을 떠났다. 3인방은 소주성을 실행에 옮겼던 장하성 전 정책실장과 설계자로 꼽힌 홍장표 전 일자리수석(현 소득주도성장특위원장), 문 대통령의 ‘경제 과외교사’이자 소주성을 이론적으로 보좌했던 김 보좌관 등이다.

그동안 소주성에 대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며 쓴소리를 했던 김광두 전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퇴진해 현실적으로 소주성에 제동을 걸 사람이 없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게다가 문 대통령은 “소주성 정책 기조 변화는 없다”고 못 박은 터다.

하지만 이들 3인방 퇴진으로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에게 소주성을 강하게 권할 인사가 없어진 셈이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소주성의 핵심 정책에 대한 속도 조절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소주성 보완과 혁신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김 전 부의장의 후임인 이제민 부의장은 확장적 재정정책과 공정경제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이 부의장은 균형성장론을 내세우는 ‘학현(學峴)학파’에 속한다. 이 학파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시절 청문회 통과 촉구 지지 서명을 낸 바 있다.

이제민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30일 “우리 공무원들은 재정건전성에 대한 고정관념이 너무 강하다”며 “대통령이 직접 나서 재정 확장의 필요성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부의장은 이날 문 대통령 초청 오찬에서 “정부 출범 후 2년 동안 재정을 긴축해온 측면이 있어 올해 확장적 재정운용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조언했다. 정부는 40%대 국가채무비율을 유지한다는 방침에 따라 재정 확장을 하려면 증세를 해야 하는데 국민적 조세저항이 커 몸을 낮춰왔다.

함께한 이정동 경제과학특별보좌관은 “재정 확장을 개인 돈으로 보면 주머니를 키우는 건 ‘케인즈식(수요 확대)’으로 하고, 쓸 때는 ‘슘페터식(공급 혁신)’으로 혁신적으로 하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하려면 보편적 증세와 연금 개혁 등 공론화를 통한 국민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지만, 지지율이 하락세인 문재인 정부가 나서기는 부담이 큰 상황이다.

청와대 1기 경제팀이 소주성 기반에 J노믹스를 이끈 데 비해 2기 경제팀이 공정경제를 기반으로 한 J노믹스 운영에 무게를 실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김 공정위원장은 29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문재인 정부의 가장 중요한 재벌개혁, 경제민주화 조치는 이미 시작됐다”고 공정경제에 방점을 찍었다.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최근 “1~2월에 혁신성장을 챙겼다면 앞으로 공정경제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힌 데서 이런 기류 변화가 읽힌다.

문 대통령 측근들이 소주성에 대한 자성론을 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해구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은 “소주성을 내세운 문재인 정부에서도 소득 격차가 줄어들지 않는 것은 큰 문제”라고 했고, 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은 “소주성이 최저임금 인상에 치중된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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