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가 전자결제지급대행(Payment Gateway, 이하 PG) 계열사인 블루월넛에 또 다시 1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유증을 통해 130억 원의 자금을 조달 한지 불과 1년 만이다.
31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 29일 이사회를 열고 계열사인 블루월넛이 추진하는 100억 원 규모의 유증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유증은 올해 1분기 중 실시될 예정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이번 유증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디지털 신기술 도입 등을 위한 신규 시스템 도입과 공동 마케팅을 펼칠 제휴사들을 확보하는데 사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블루월넛은 현대카드가 지난 2017년 1월 설립한 PG 자회사로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관리업, 결제대금예치업, 전자고지결제업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특히 현대카드는 블루월넛을 기존 PG 사업에서 뿐 아니라 빅데이터 플랫폼,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경영을 위한 투자처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설립 3년째지만 아직 뚜렷한 사업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핀테크 기반 모바일 간편 결제 서비스 사업을 진행하기도 했지만 현대카드 사내 사업장에 국한된 것으로 테스트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카드 측은 “단기적인 성과가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지속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은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양한 디지털 사업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업계에서는 기존 PG업체가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결제사업에서 과연 블루월넛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지에 의문의 목소리가 여전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블루월넛이 새로운 사업 모델을 창출에 나서고 있다고 하지만 당장 성과가 나지 않는 사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현대카드의 자회사가 경쟁사와 업무 제휴에 나서기 힘들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