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 스승을 뜻하는 ‘멘토(Mentor)’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오디세우스의 친구 ‘멘토르’에서 유래한 단어다.
멘토르는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에 출정하면서 그가 돌아오기까지 수십 년 동안 그의 아들을 돌보며 가르쳤다.
이후로 멘토라는 그의 이름은 지혜와 신뢰로 한 사람의 인생을 이끌어 주는 지도자의 동의어로 사용되고 있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설 연휴 후 첫 행보로 임직원들과 사내식당에서 깜짝 오찬을 가졌다.
올해로 입사 44년 차를 맞은 조 부회장은 멘토로서 40년 LG를 이끌어갈 젊은 직원들에게 아낌없는 격려와 용기를 북돋웠다.
조 부회장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사내식당에서 임직원 20여 명과 함께 점심을 하며, 새해 덕담을 주고받았다.
LG그룹은 설 연휴가 낀 지난주에 쉬면서 사실상 이날부터가 연휴 후 첫 출근날이었다.
이 자리에서 조 부회장은 직원들의 고민과 의견을 듣고 멘토로서 회사 생활 등 여러 조언을 했다. 1976년 스무 살에 입사한 조 부회장만큼 LG전자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
올해로 입사 44년 차로 LG전자에선 최장수 근무중이다. LG그룹 전체를 따져도 조 부회장보다 오래 근무한 사람은 드물다.
‘가전 장인’ 출신의 조 부회장이 앉은 테이블에서는 어김없이 세탁기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가슴에 명찰을 단 직원들은 세탁기 이야기를 꺼내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고, 조 부회장의 조용한 목소리 사이사이로 직원들의 큰 웃음소리가 새어 나오기도 했다.
세탁기는 1969년 LG전자가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인 제품으로, LG전자의 역사이자 LG전자 임직원들에게는 자부심이다.
특히, 조 부회장에게는 그 의미가 남다르다. 그는 2013년 가전사업을 총괄하기 전까지 37년 동안 세탁기 한 길만 팠다. 1998년 세계 최초로 ‘다이렉트 드라이브(DD)’ 모터 기술을 개발했고, 2005년 역시 세계 최초로 스팀 분사 세탁기를 내놨다.
2005년 세탁기 사업을 맡은 뒤 2년 만에 북미 시장 1위, 3년 만에 세계 1위를 이뤄냈다. 지난해 3분기에는 미국 세탁기 시장 점유율 17.2%로 2위를 차지했다.
직원들에게도 세탁기는 또 다른 의미로 관심사다. 회사의 주력 제품이자 세탁기 부서 직원들의 지난해 성과급이 높았기 때문. LG전자는 작년 세탁기 부서 직원들에게 기본급의 500%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부회장은 이런 행보는 인재 챙기기 일환이다. 조 부회장은 임직원과의 스킨십을 강화하는 한편, 인재 챙기기에도 직접 나서고 있다.
그는 2016년 대표이사 취임 이후 우수 R&D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LG 테크노 컨퍼런스’에 지속 참여하고 있다. LG 테크노 컨퍼런스는 LG그룹 최고경영진들이 직접 국내외 인재들에게 기술혁신 사례, 연구개발 로드맵, 신성장사업 등을 설명하는 자리다.
작년 12월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로 날아가 인공지능(AI), 로봇, 빅데이터, 클라우드, 자율주행, 5G 등 4차 산업혁명 분야 글로벌 IT 업계에서 일하며 다양한 경험과 역량을 갖춘 박사급 인재들과 미팅을 했다.
이 자리에서 조 부회장은 LG전자의 미래 신성장 동력에 대한 비전과 R&D 인재 육성계획 등을 소개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조 부회장은) 종종 회사 구성원들과 간담회처럼 구성원 의견 듣는 자리를 가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