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 매니지먼트 앤 리서치 컴퍼니(피델리티)가 코스닥상장사 쎌바이오텍의 지분을 5% 이상 매집하면서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13일 피델리티는 11개의 특수관계자와 쎌바이오텍 주식 47만3632주(5.04%)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피델리티는 지난달 9일부터 장내에서 꾸준히 쎌바이오텍 주식을 매입하며 지분을 늘려왔다. 다만 경영참가 목적은 없다고 밝혔다.
쎌바이오텍은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관련 기술을 바탕으로 한 바이오업체다. '듀오락' 브랜드를 통해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시장 성장을 누린 주요 업체이나 최근 시장 경쟁 심화로 매출 증가가 둔화하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이에 피델리티가 저평가된 주식을 저점 매수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지난해 말 쎌바이오텍은 3년간 주가가 고점 대비 58.5% 하락하면서 2018년 기준 PER은 13배(자사주 제외)로 역사적 저점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NH투자증권은 글로벌 동종기업과 비교했을 때도 저평가됐다고 판단했다.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투자를 결정한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쎌바이오텍은 건강기능식품에서 항암제 개발업체로 변화를 꾀하는 중이다. 백준기 NH투자증권은 연구원은 "이 회사는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을 것"이라면서 "유산균 기술을 바탕으로 발굴해낸 신규 사업 기회에 초점을 맞출 시점"이라고 밝혔다.
쎌바이오텍은 유산균에 기반한 대장암 치료제 CBT-P8을 개발 중이다. 현재 전임상 단계에 있으며 올해 상반기 임상용 공장을 완공하고 하반기 임상 1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보고서에서 "유산균을 기반으로 한 대장암 치료제가 주가의 모멘텀이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손승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쎌바이오텍이 개발 중인 대장암 치료제는 주사 방식이 아닌 입으로 섭취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가격 측면, 편리성 측면에서 유리할 전망"이라면서 "전임상 프로세스는 상반기 중 마무리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임상 1상 이후에도 거쳐야 하는 과정이 많은 데다 현재 쎌바이오텍에 대한 증권사의 평가도 후하지 못하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달 21일 쎌바이오텍의 목표주가를 3만3000원으로 21% 하향했다. 13일 종가는 2만7600원으로 지난달 초 피델리티의 매입 이래 큰 변동이 없는 상황이다.
미국에 본사를 둔 피델리티자산운용은 국내에서도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국내 액티브 주식형에서는 피델리티자산운용(8.78%), 베어링자산운용(8.67%), 트러스톤자산운용(8.59%) 등의 수익률이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