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돌이킬 수 없는 피해 야기…죄질 나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권희 부장판사는 14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법원 직원이자 교회 신도인 최모(41) 씨와 교회 집사 A(45) 씨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동료 법원 직원 김모(38) 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선고유예 판결을 했다. 선고유예란 범행이 경미한 경우, 유예기간을 사고 없이 지내면 형의 선고를 면하게 하는 제도다.
재판부는 최 씨에 대해 “법원 공무원으로서 본인의 행동이 초래할 위험성을 잘 알면서도 구체적 사정을 모르는 동료로부터 개인정보를 받고 전파력이 강한 정보통신망에 이를 게재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줬다”고 지적했다.
A 씨에 대해서도 “본인의 신념에 기한 것이라곤 하나 최 씨가 제공한 정보에 기초해 여러 차례 신상을 정보통신망에 게재하고, 진행 중이던 목사의 재판에 영향을 주기 위해 피해자들을 무고자로 몰아가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 씨에 대해서는 “법원 공무원 직위를 이용해 사건을 검색하고 성범죄 형사사건의 증인 정보를 여과 없이 유출했다”며 “비공개를 전제로 진행 중이던 재판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훼손할 위험이 있었다”고 짚었다. 다만 “해당 사건과 무관한 상태에서 요청을 받고 정보를 누설했고, 피해자들과 원만하게 합의했다”며 선고유예 판결한 사유를 밝혔다.
최 씨는 지난해 7~8월 법원 내부 전산망에서 이 목사 성폭력 사건 피해자들의 실명 등 개인정보와 재판 기일을 입수해 A 씨에게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최 씨는 당시 휴직 상태여서 전산망 접속이 어려워지자 동료 직원 김 씨에게 부탁해 피해자 정보를 확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최 씨에게서 받은 정보를 교회 신도들이 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대화방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만민중앙성결교회 신도인 최 씨와 집사 A씨가 재판이 이 목사에게 불리하게 전개되자 피해자들을 압박하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