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2023년 매출 16조 원, 영업이익 1조70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비전을 발표했다. 부채비율을 400% 아래로 낮춰 신용등급을 개선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번 비전의 실효성을 두고 금융투자 업계의 반응이 엇갈려 주목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19일 ‘중장기 비전 및 경영발전 방안’을 공시했다. 앞서 13일 한진그룹이 발표한 그룹 차원의 중장기 비전의 구체안으로 평가된다.
대한항공은 2023년까지 별도기준 매출을 현재 12조 원대에서 16조2000억 원까지 연평균 5.1%씩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영업이익도 7126억 원에서 1조7200억 원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영업이익은 현재 수준 대비 2.5배 늘어나는 수치로, 영업이익률은 5.6%에서 10.6% 수준까지 올라야 가능하다.
이와 함께 여객기를 143대에서 167대로 늘리는 등 화물기를 더한 보유 항공기는 190대, 자산은 27조 원으로 키우는 외형 성장과 함께 지속적인 흑자경영으로 차입금을 11조 원으로 낮춰 부채비율을 699%에서 395%로 낮춘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를 통해 신용등급을 ‘BBB+’에서 ‘A+’까지 개선한다는 구상이다.
대한항공은 이 밖에 사외이사 5명, 사내이사 4명으로 구성된 이사회 내부에 두고 있는 감사위, 경영위, 사외이사후보추천위, 내부거래위, 안전위 등 5개 위원회를 통해 경영 투명성을 제고한다. 또 내부 회계관리제도를 전면 재구축하고 내부 회계통제그룹을 신설,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고 경영 투명성을 확보한다.
대한항공의 중장기 비전에 대해 금융투자 업계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지만 일각에서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대신증권 양지환 연구원은 “중장기 비전 및 경영발전 계획에서 별도기준 사업 계획은 당사 추정치와 유사한 수준으로 달성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며 “항공우주사업 부문 전략 계획은 다소 공격적인 매출 목표”라고 평가했다.
유진투자증권 방민진 연구원은 “차입금을 3.7조 원가량 축소해 부채비율 395%를 달성하겠다는 목표치에 주목하는데, 이는 금융비용을 1300억 원 이상 감축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올해부터 본격화되는 항공기 차입금 축소와 송현동 부지 매각 등으로 발생하는 재무구조 개선 여력을 고려할 때 상당 부분 실현 가능성이 있는 목표”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 최고운 연구원은 “3월 주총 표 대결을 앞두고 지지를 얻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호텔 부문을 유지하고 항공기종 간소화나 항공우주 IPO(기업공개)에 대해 언급이 없던 점은 KCGI 제안과 차이를 보이며, 서비스 품질과 직원 만족 제고에 대한 대책도 부족하다”며 “외형 성장이나 비주력 사업 포기 없이 재무구조 개선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도 상존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