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TVN, MBC)
드라마 속 여자, 특히 '아내'의 모습은 흔히 '현모양처' 또는 '악녀'로 구분지어져 왔다. 그렇지만 최근 들어 선보이는 몇몇 여성 캐릭터들은 여기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들은 선과 악을 벗어나, 부부 사이에 내재한 사랑의 모순을 온몸으로 대변한다.
배우 박한별이 오는 23일 첫 방송되는 MBC '슬플 때 사랑한다'를 통해 오랜만에 대중과 만난다. 특히 박한별이 분하는 극 중 캐릭터 윤마리에 대한 설정은 독특하다. 30대 초반인 그녀는 겉보기엔 잘만 살고 있는 한 남자의 아내지만, 실상은 다르다. 그는 남편의 '지독한' 사랑에 피로감을 느낀 끝에 일상에서의 탈출을 감행한다.
박한별에 앞서 배우 이지아는 TVN '나의 아저씨'에서 평탄한 결혼생활 이면의 고독을 호소했다. 이선균과 극 중 부부로 호흡을 맞춘 그는 누구에게나 헌신적인 남편에게 환멸을 느끼고, 남편의 대학 후배이자 회사 대표인 남자와 외도를 저질렀다. 드라마 후반부에 이르러 해소되는 해묵은 갈등에도 그의 속내는 아릿하게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가부장제적 인식이 지워져가는 세태 속에서 드라마 속 여성들 역시 배우자에 귀속되는 '일부'로서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잔잔한 '가족'이란 물결에 누구도 감히 던지지 못했던 돌멩이를 던지고, 여기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질문을 떠올리게 한다. 박한별이 '슬플 때 사랑한다'를 통해 안방 시청자들에게 전할 메시지가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다.